지난해 7월말 출시한 지 보름만에 대출액이 1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잘 나가던' 햇살론. 그러나 최근 몇 개월간의 실적은 우려스럽다.
경기침체 및 금리상승 등으로 햇살론의 주고객인 저소득층의 연체율이 급증하며 제2금융권이 대출을 줄였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가계부채가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면서 금융회사들에게 무턱대고 햇살론을 늘리라고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이라고 말했다.
은행판 햇살론으로 불리는 '새희망홀씨' 대출도 사정은 비슷하다. 대출을 담당하고 있는 은행 임직원들은 새희망홀씨 대출을 아예 '떼인 돈'으로 간주하고 있다. 연소득 3000만원 이하인 사람은 신용등급에 상관없이 새희망홀씨 대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자연히 실적은 은행별로 들쭉날쭉이다. 새희망홀씨 대출 취급기관인 16개 은행 중 7개 주요은행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출시일(지난해 11월 8일)부터 올해 5월까지 총 5258억원의 희망홀씨 대출을 취급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한은행이 1035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우리은행은 1019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이어 국민ㆍ하나은행과 농협 등은 800억원대의 취급액을 보이고 있다.
반면 SC제일은행의 경우 425억원, 기업은행은 249억원의 신규 대출을 취급하는 데 불과했다. 외환은행도 인수ㆍ합병(M&A) 이슈로 인해 서민금융에서 한 발 떨어져 있는 형국이고, 시티은행은 서민금융 실적을 밝히길 꺼리고 있다.
그나마 유일하게 지원규모를 늘리고 있는 것은 가장 먼저 출범한 미소금융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올 상반기 미소금융 대출 실적은 총 1251억원으로, 지난해 대출실적(795억원)을 157%나 초과달성했다. 연체율이 각 지점별로 차이가 있지만 전체 평균 2.5% 수준으로 양호하다. 단 서민을 대상으로 한 대출인 만큼 경기변화에 따라 연체율이 급증할 여지는 남아있다. 실제로 미소금융중앙재단은 연체율에 대한 공식발표를 꺼리고 있다.
서민금융 프로그램 중 그나마 미소금융 실적이 좋은 것은 엄격한 대출심사 기준을 꾸준히 지켜온 것이 비결이란 분석이다. 또한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7월 서울 강서구 화곡동 포스코 미소금융지점을 방문한데 이어 올 1월에도 미소금융 100호점인 노원지점을 찾는 등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어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실적이 좋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지은 기자 leezn@
김은별 기자 silverstar@
조목인 기자 cmi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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