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권 전매 제한 완화에도 꿈쩍 않는 수도권 신도시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판교신도시에 살고 있는 A씨는 지난달 30일 정부가 내놓은 '수도권 전매제 완화' 정책의 수혜자다. 직장 문제로 현재 살고있는 85㎡ 아파트를 팔고 서울 시내로 이사가려고 했지만 그동안은 전매제한에 걸려 집을 내놓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입주한 A씨의 아파트는 중소형의 경우 계약 후 5년이 지나야 매매가 가능했다. 그러나 이번 정책으로 전매제한 기간이 3년으로 줄어들면서 당장 주택법이 시행되는 오는 9월부터 집을 팔 수 있다.
정부가 지난달 30일 '수도권 전매제 완화' 방침을 내놓으면서 A씨처럼 집을 내놓으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광교·판교신도시 등 수도권 주요 택지지구에서 전매제한에 묶여 거래가 어려웠던 지역에서는 매도자들의 문의는 늘어난 반면 매수자들의 반응은 잠잠하기만 하다.
정부의 전매제한 완화 방침에 따르면 기존 1~5년이던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의 전매제한 기간이 1~3년으로 단축된다. 이는 신규 분양뿐만 아니라 기존 입주 주택에도 소급적용된다. 단 강남권과 보금자리주택 그린벨트 지구 등은 현행을 유지한다.
구체적으로는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에서 공공택지 85㎡ 이하 주택은 전매제한 기간이 5년에서 3년으로, 85㎡ 초과는 3년에서 1년으로 각각 2년씩 단축된다. 민간택지는 85㎡ 이하가 3년에서 1년으로 줄어들고, 85㎡ 초과는 기존 1년 규정이 그대로 적용된다.
투기과열지구인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권은 현행해도 1~5년이 유지된다. 수도권 보금자리 그린벨트지구에 대해서도 현행 7~10년이 그대로 인정된다. 이에 따라 그린벨트 해제지가 50% 이상 포함된 고양 삼송·남양주 별내지구 등은 전매제한이 기존대로 적용된다.
전문가들은 전매제한 완화 조치가 해당지역 분양시장에 상당한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내다보고 있지만 일단 시장의 분위기는 관망세다. 분양권을 가진 사람들의 매도 문의가 늘었다. 매수자들의 문의도 종종 있지만 매도 문의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적은 양이다.
하반기 본격적인 입주를 시작하는 광교신도시는 광교e편한세상 1970가구와 광교상록자이 1035가구, 이던하우스 700가구가 곧바로 분양권을 전매할 수 있게 되는데 이들 단지들은 이미 1억~1억5000만원까지 분양권 프리미엄이 붙어있는 상황이다.
전매제한 완화의 최대 수혜 지역으로 꼽히고 있지만 아직까지 큰 변화가 없다는 분석이다. 광교신도시 인근 D공인 관계자는 "정부 발표가 났다고 해서 문의전화가 늘었지만 대부분 매도자들이다"라며 "매수자들은 합법적인 거래가 가능해지는 분양권이 늘어나면 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판교신도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2009년부터 입주가 본격화된 판교신도시는 이번 정책이 아니더라도 이미 중소형 아파트의 전매가 올해부터 풀리기 시작한 상태다. 분양권 거래가 3~4개월 앞당겨지는 것에 불과해 전매제한 완화가 거래활성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7월 입주하는 백현마을1단지 948가구가 당장 전매가 가능해진다. 봇들마을4단지 748가구와 7단지 188가구, 판교원마을5단지 668가구 등 이미 입주한 아파트에서도 전매제한이 풀리게 된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당장 거래가 살아나게 할 수는 없다"라며 "중장기적으로 분양권 거래가 전제가 된다면, 전매제한 완화는 미분양 해소 및 투자를 용이하게 해줄 것"이라 말했다.
그린벨트 해제지를 50% 이상 포함한 공공택지인 고양 삼송과 남양주 별내는 전매제한이 최장 7년으로 현행대로 유지돼 이번 정책의 수혜조차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현재 이 지역은 전매제한 기간이 길고, 시장 침체에 따라 미분양이 많은 지역이다.
경기도 고양시 S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지금 1000가구당 한건 거래가 될까말까다. 특히 식사지구 등에서는 1000만~1500만원 분양권이 마이너스 프리미엄을 보이고 있다. 시장이 좋은 상황이라면 전매를 완화해주는 게 효과가 있을 수도 있지만 지금은 아니다. 시장이 죽어있어서 아예 다 풀어주지 않는 이상 기대하기 힘들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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