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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케이블, 이대로 가면 다 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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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다큐' 모범생의 비명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초고속인터넷 인프라가 통신 3사에 비해 뒤져 있는 상황에 디지털전환을 위해 투자해야 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익산과 군산 두 지역에서 케이블 방송을 송출하고 있는 금강방송 이종성 사장은 지역 케이블 방송사들이 총체적인 난국에 빠져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직원 수 70여명, 연매출 188억원의 중소규모 케이블 방송사인 금강방송의 아날로그 방송 가입가구는 총 14만7162세대로 시장점유율 65%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디지털 방송은 4832가구로 2%, 인터넷 케이블은 1만7268가구로 8%에 불과하다.

이 사장은 "아날로그 방송가입자의 평균매출은 4500원에 불과하다"면서 "매월 1만원이 넘는 디지털 방송 가입을 주저하고 있는 상황에 정부의 디지털전환 지원책도 지상파에 국한돼 있어 지역 케이블 방송사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걱정하는 것은 이같은 어려움이 지속될 경우 지역민들을 위해 진행해 온 토론회나 다큐멘터리 등 공익 프로그램 제작을 중단해야 할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금강방송은 매일 30분씩 익산과 군산지역의 주요이슈와 화제, 행사 등 다양한 지역소식을 'KCN 뉴스'로 만들어 내보내는 한편, 이 사장이 직접 지역사회의 주요 쟁점과 현안, 이슈를 선정해 주요기관장들과 인터뷰를 진행하는 'KCN 초대석'과 각계 전문가들을 초청한 'KCN 시사토론회'도 갖는 등 지역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매체로 자리잡았다.

지난 2006년에는 금강하구에 서식하는 어류들의 생태를 조명한 HD급 다큐멘터리 '금강하구 생명을 꿈꾸다'를 제작해 케이블TV 방송대상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사장은 "지역 케이블 방송사들의 상황을 이해하고 디지털 전환 및 프로그램 제작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책을 마련한다면 지역 케이블 방송사들도 경쟁력 있는 공익 프로그램 제작 등을 통해 지역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토대가 될 수 있다"며 "지금은 지상파 방송사만 지원하다보니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지속돼 지역 케이블 방송사의 경우 공익성을 외면하게 되고 결국 운영에만 급급한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지방 케이블 방송사의 처지는 금강방송과 별반 다르지 않다.

케이블방송협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개별 케이블방송업체(SO) 19개사의 전체 가입자수는 302만7591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6만8595명이 줄어들었다.

금강방송만 해도 매월 300~400명의 가입자들이 빠져나가고 있다. 이동통신사들이 휴대폰과 초고속인터넷, IPTV 까지 묶은 결합상품을 내 놓다 보니 자본력에서 약한 지역 케이블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지상파방송사 채널의 재송신 문제가 불거지며 비용부담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

SO들이 아날로그 방송의 디지털 전환에 나선지 1년이 됐지만 불과 9.1%만 전환을 마친 점도 문제점 중 하나다. 개별 SO 사업자 전체가 디지털전환을 완료하려면 올해부터 연간 1500억원 안팎의 투자가 필요하다. SO 업체당 70억~80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정부는 지상파 방송사에 지원을 집중하고 있다. 유료 방송이라는 이유로 안테나를 높이 세워도 방송이 잡히지 않아 어쩔수 없이 케이블 방송을 보는 가입자도 유료방송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이유로 디지털전환 지원을 받을 수 없다.

협회 관계자는 "케이블 업계가 확보한 아날로그 가입자 275만명을 디지털로 전환할 경우 연간 1500억원의 장비 투자와 4000억원대의 셋톱박스 투자가 필요하다"면서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개별 SO들의 디지털전환을 위해 정부의 지원책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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