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 돼지고기 가격 급등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 중국 중·남부 일대 농경지가 폭우 때문에 유실돼 물가 안정을 꾀하려는 중국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폭우 피해가 가장 심한 지역 중 한 곳으로 꼽히고 있는 저장성에서는 24만1600헥타르의 농경지가 파괴돼 농작물 생산량 감소가 불가피해졌다. 현지 언론은 저장성 채소 생산량이 지난해 동기대비 20% 가량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채소 가격은 2주째 들썩이고 있다. 저장성 항저우시(市) 시장에서는 채소 가격이 폭우가 내리기 전 보다 40%나 급등했다.
중국의 6월 물가에 비상이 걸린 데에는 인플레이션에 식료품 물가 상승이 가하는 압력이 꽤 위협적이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중국의 식료품 물가 상승률은 11.7%에 달해 전체 CPI 지수 상승률 5.5%의 두 배를 넘어섰다. 물가 상승 주범이 식료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중국에서는 농산물 외에도 돼지고기 등 육류 가격 상승이 심상찮다. 옥수수 등 사료 가격이 급등한데다 돼지 사육두수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기준 중국 전역에서 판매된 돼지고기 평균 가격은 전년 동기대비 43.5%나 급등했다. 중국 돼지고기 가격이 지난해 5월 부터 현재까지 13개월 연속 상승하며 2008년 사상 최고 가격을 기록했던 17.16위안도 넘어섰다. 폭우가 내린 6월 13~19일 한 주 동안 돼지고기 가격은 전주 대비 4.8%나 급등했다.
중국 궈타이쥔안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돼지고기 가격 상승은 전체 육류와 가금류 가격 인상, 더 나아가 전체 식품류 가격 인상으로 연결된다"며 "CPI 상승 압력을 넣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안팎에서는 6월 CPI 상승률이 6%를 넘어설 것이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펑원성 중국금융공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6월 CPI 상승률을 5.8~6.0%로 전망했다.
중국인들은 중국의 현재 물가 수준에 대해 이구동성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외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이 최근 50개 도시에서 은행 고객 2만명을 대상으로 2분기 물가 만족도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68.2%가 현재 물가에 대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답했다. 이와 같은 대답을 한 응답자 비중은 지난 1분기 조사 때 보다 1.3%포인트 높아졌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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