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현준 기자]  "하루에 20번씩 전화걸자. 한달에 30명씩 유치하자"


평일 오후 기자가 방문한 서울 광진구의 A상조업체. 사무실 중앙엔 회원모집을 독려하는 문구가 걸려있었다. 과다한 영업수당지급으로 상조회사들 대다수가 자본잠식이란 본지 보도 이후(▶6월14일자) 기자가 찾은 영업 현장은 기사 그대로였다.

"399만원짜리 상품 하나 파실 때마다 62만원 드리겠습니다"


영업사원으로 취직하고 싶다는 말에 지점장은 대뜸 영업수당을 제시했다. 수당명목도 신규수당, 차월수당, 유지근속수당, 근속수당, 목표수당, 증원수당, 기타수당 등 갖가지였다. '조금 더 줄 수 있냐'는 질문에 그는 "영업사원 5명을 유치하면 팀장으로 직급을 올려드리고, 부하직원들이 판매한 상품금액의 10%씩을 더 드리겠다"고 제안했다.

399만원짜리 상품을 한달에 30명씩에게 꾸준히 판다고 가정하면, 3개월째에 356만원을, 7개월째에 526만원을, 15개월째에는 1016만원을 벌 수 있다는 계산이다. 피라미드식 판매와 다를 바 없었다. 옆자리에 앉은 한 영업사원은 "처음에는 주변의 친구, 친척들을 상대로 팔고 그 후로 범위를 점점 넓히면 된다"며 "여기 있는 사람들 다 그렇게 한다"고 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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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사원이 되려면 일단 먼저 상조회사 상품을 구입해야 한다는 점도 피라미드 판매와 유사하다. 지점장은 "우선 상품 2개에 먼저 가입해야 한다"며 "상조회사들이 몇 년새 100~200개쯤 망할텐데 이왕 하려고 마음먹었으면 지금이 낫다"고 까지했다. 다른 상조업체 역시 A사와 다르지 않았다. 상조상품을 팔 때 고객에게 어떤 권리를 설명해줘야 하는지, 고객납입금의 환급기준은 무엇인지, 고객불만에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상조회사의 부당한 영업관행에 대해 법까지 고쳐가며 메스를 들이댔지만 영업현장에서의 관행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왜 상조회사들이 부실화될 수밖에 없는지 궁금증이 저절로 풀렸다.


박현준 기자 hjun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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