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조 메가뱅크 '꿈' 깨졌다
우리금융 유효경쟁은 계속 진행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500조 규모의 대형은행(메가뱅크)를 만들겠다는 금융당국과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의 꿈이 결국 실패로 끝났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14일 국회 정무위 업무보고에 출석 "우리금융지주 입찰에 산은금융지주가 참여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강만수 산은금융 회장 역시 "(우리금융 인수에 대한) 정부의 결정을 따를 뿐이다"라고 밝혀 사실상 우리금융 인수를 포기했다.
◇메가뱅크 짧은 꿈, 3개월만에 물거품으로 = 강 회장은 산은금융이 우리금융을 인수하면 500조원 규모의 자산을 보유한 대형은행이 탄생, 국내 기업들의 해외 플랜트, 고속철도 등 대규모 프로젝트를 후방지원할 수 있다며 대내외적으로 우리금융의 인수 필요성을 강조했다.
금융당국 역시 김석동 위원장이 직접 '정책금융 투자은행(IB)'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산은금융의 논리를 뒷받침했다.
그러나 메가뱅크에 대한 금융권과 노조, 정치권의 거센 반대가 발목을 잡았다.
김 위원장은 "그 동안의 다양한 논의를 감안할 때 산은지주의 우리금융 입찰 참여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았다"고 에둘러 표현했지만, 당사자인 우리금융과 산은금융의 임직원들이 가진 반감은 그보다 더 컸다.
또 금융노조와 학계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여야를 막론하고 메가뱅크에 대립각을 세웠다. 산은금융의 우리금융 인수는 재정자금으로 공적자금을 회수하는 '돌려막기'에 불과하다는 게 그들 주장의 요지다. 특히 최근에는 한나라당마저 메가뱅크 반대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강만수 회장이 산은금융 회장에 취임한 지 3개월만에 메가뱅크 논의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우리금융 유효경쟁 지속 = 정부는 산은금융 카드를 포기한 대신 이번에야말로 우리금융 매각에 '올인'하겠다는 태세다.
우리금융 입찰 기준 의무비율을 95%에서 50%로 낮추는 내용의 금융지주회사법 시행령 개정을 계속 추진키로 한 것. 금융위는 오는 15일 있을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 시행령 개정안을 제출한 후 입법예고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금융지주법 시행령 개정은 그대로 추진하겠다. 그래야 우리금융 매각이 가능하다"며 "일시적으로, 예를 들어 5년만 (인수작업을) 정리하는 동안 시행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지주사 사이의 유효경쟁을 통해 이번 우리금융 인수를 성사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원칙적으로는 사모펀드(PEF)도 이번 입찰에 참여 가능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국내 지주사들간의 경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이 시행령 개정안은 정부가 산은금융의 우리금융 인수를 돕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라는 오해를 받고 각계의 반대에 부딪혔다. 정치권에서는 조영택 민주당 의원 등이 이를 반대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산은금융이 인수전에서 배제된 만큼, 금융당국은 우리금융 유효경쟁이 성사될지 여부에만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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