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문소정 기자]"정부가 대책을 내놓으면 뭘합니까. 시장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는데.. 거기에다 5차 보금자리 지구까지 발표하면서 매수세가 더욱 줄었습니다. 도대체 거래를 활성화 시키려는건지 죽이려는 건지 정부의 속뜻을 전혀 모르겠습니다."(강동구 둔촌동 A 부동산)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5.1 대책'을 발표한지 한달이 지났지만 시장은 더욱 꽁꽁 얼어붙었다. 거래는 더욱 위축되고 가격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5.1 대책 중 가장 큰 효과를 볼 것이라고 기대했던 서울, 과천, 5대 신도시의 매매값이 모두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하면서 시장은 기대와는 정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이들 지역의 경우 1가구 1주택자는 3년 보유, 2년 거주의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만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었지만 '2년 거주' 요건을 폐지하면서 주택 거래가 활성화 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31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번지가 4월 말 대비 5월31일 현재 서울, 신도시, 과천 매매가격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각각 -0.09%, -0.05%, -0.68%를 보였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은 재건축 시장이 내림세를 주도했다. 강동구(-0.52%)와 강남구(-0.24%)의 하락폭이 가장 컸다. 송파구(-0.21%), 중랑구-0.18%), 종로구(-0.18%), 용산구(-0.12%) 등도 대열에 합류했다. 단지별로는 송파구 가락시영1차 공급면적 56.19㎡의 경우 한달동안 3000만원이, 둔촌동 둔촌주공4단지 112.39㎡도 8억7000만~9억3000만원에서 8억5000만원~9억원으로 2500만원 하락했다. 강동구 상일동 고덕주공7단지 89.25㎡도 8억3000만~8억6000만원에서 8억2000만~8억3000만원으로 2000만원 주저앉았다.


신도시는 5곳 중 4곳이 떨어졌다. 산본이 -0.10%로 가장 많이 하락했으며 일산(-0.09%), 평촌(-0.08%), 분당(-0.06%) 순이다. 중동만 보합세를 기록하고 있다. 경기도는 30개 지역 중 11곳(과천 포함)이 마이너스 변동률을 나타냈다.


거래 또한 확 줄었다. 서울부동산광장에 따르면 계약일 기준 5월 아파트 매매건수는 3629건으로 지난달 5061건에 비해 약 30% 줄었다. 올 1월 5466건, 2월 6150, 3월 6874와 비교해도 눈에 띄게 감소한 수치다.


분양시장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이 지난달 분양한 용인행정타운 두산위브는 순위내 청약에서 총 1293가구 모집에 단 362명만이 접수했으며 같은 달 효성이 평택 소사벌지구에 공급한 평택 新비전동 백년가약도 모집가구인 1057가구 중 절반 이상이 미달됐다. 대우건설, 한라건설 등 5개사의 동시분양으로 큰 관심을 끌었던 김포한강신도시도 분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다 보니 현장에서는 대책이 시장의 혼란을 더 가중시키고 있다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더해 보금자리주택 5차 지구 지정이 부동산 시장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는 얘기다.


과천지역에서 중개업소를 운영하고 있는 한 중개업자는 "차라리 대책이 없는 게 더 나았을 것"이라며 "대책을 내놓은지 한달도 안되서 보금자리 지구를 발표해 집값을 떨어뜨리고 있다. 쏟아지는 손님들의 불평·불만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 지, 앞으로 더욱 위축될 거래시장에 밥벌이는 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5월은 주택거래의 비수기로 대책으로도 큰 효과를 보기는 힘들었지만 보금자리 주택이 부동산 시장의 매수세 '단절'에 직격탄이 됐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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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이 부동산1번지 팀장은 "5.1 대책 발표 직후 거래가 조금씩 늘어나는가 싶더니 다시 '보금자리 폭탄'에 다시 침체 상태로 되돌아갔다"며 "보금자리 지정과 관련없는 지역들고 매수와 매도 호가 차이가 커 가격 상승 기대감이 줄어들면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임병철 부동산114 과장도 "5.1대책에 이어 지난 13일에는 기준금리가 다시 동결됐지만 기존주택 시장의 매수심리는 여전히 얼어붙은 상태다"며 "여기에 지난 17일 서울 강동과 과천 등지 4곳의 5차 보금자리주택지구 개발 계획이 발표돼 기존 아파트 거래시장의 매수심리를 더욱 위축시킬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에 거래 활성화를 유도할 수 있는 보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분석했다.


문소정 기자 moon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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