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한나라', 차기당권 오리무중·끝없는 가치논쟁
[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한나라당이 시끄럽다. 4.27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혼란국면이 정리되지 못하는 모습이다. 당헌·당규 개정을 둘러싼 계파간 힘겨루기로 7.4 차기 전대의 향방은 오리무중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봇물을 이루는 당 정체성 논쟁 역시 전선이 끝없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전대룰 샅바싸움..차기 당권향방 오리무중
한나라당은 25일 오전 의원총회와 오후 국회의원·원외당협위원장 합동연찬회를 갖고 전대 룰과 관련한 끝장토론을 가졌다. 주요 쟁점은 ▲당권·대권 분리 ▲대표·최고위원 분리 선출 ▲전대 선거인단 확대 및 구성비율 등이다.
가장 큰 쟁점은 당권·대권 분리 규정이었다. 현행대로 유지되면 차기 주자들의 전대 출마가 불가능하지만 폐지되면 당권도전이 가능해진다. 친박계는 현행 유지를, 김문수 경기지사와 정몽준 전 대표 측은 폐지에 방점을 찍었다. 정희수 사무총장 직무대행은 이날 오전 의총에서 국회의원·원외 당협위원장 대상의 설문조사에서는 당권·대권 분리와 관련, 현행 유지 의견이 51%,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47%로 나왔다고 보고했다. 박근혜 전 대표가 지난 19일 황우여 원내대표와의 비공개 회동에서 당권·대권분리 논란과 관련해 현행 유지 입장을 밝히면서 대세가 기우는 듯 했지만 예상보다 격차는 크지 않았던 것. 이날 의총에서 현행 규정 폐지를 요구한 의원들은 ▲새로운 당대표가 누가 되든, 대통령 경선에 출마할 기회를 열어두어야 한다 ▲ 유력 대권 후보 중 전당대회에 나오지 않겠다는 입장을 정리한 사람도 있지만, 나오겠다고 한 사람도 있으니 기회 균등 차원에서 기회를 열어줘야 한다라는 근거를 내세웠다.
당대표·최고위원 선출은 현행대로 통합해야 한다는 데 크게 이견이 없었다. 또한 전대 선거인단은 대폭 확대로 가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현행 1만명 수준의 대의원 규모로는 정확한 민심반영이 어렵기 때문이다. 당 관계자는 이와 관련, "선거인단 규모를 책임당원 수준인14만명 선으로 확대하는 방향이 유력해보이다"고 밝혔다.
차기 당권 향방은 안갯속이다. 당 쇄신국면에서 '젊은대표론'이 힘을 얻기도 했지만 상황은 불투명하다. 전대 룰이 확정되고 이르면 6월초부터 유력후보들의 출마선언이 러시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김무성 전 원내대표, 홍준표·나경원 전 최고위원, 권영세 국회 정보위원장, 남경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 원희룡 전 사무총장, 박진 의원 등이 예상 후보군이다. 아울러 정두언 전 최고위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촉발된 전직 지도부 책임론은 유력 후보들의 당권도전 여부에 상당한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구주류 가치논쟁 격화, 30일 감세의총이 분수령
감세철회, 반값등록금, 종합부동산세 부활, 대북정책 기조 전환 등등. 재보선 패배 이후 한나라당 내부에서 불거진 가치논쟁은 '과연 한나라당 주장이 맞느냐'는 의문이 들 정도로 파격적이다.
내년 총선에 위기감을 느낀 수도권 초재선 의원을 중심으로 한 소장파은 근본적 쇄신을 주장한다. 이러한 중도개혁 노선에는 친박계는 물론 황우여 원내대표도 힘을 보태고 있다. 친박계인 송광호 국토해양위원장은 24일 현 정부 출범 초 대폭 완화한 종부세의 원상회복과 법인세 감세 철회를 요구했다. 소장파 리더인 남경필 위원장도 대북정책과 관련, "인도적 대북지원과 남북 경협 재개를 정부가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황 원내대표는 반값등록금 추진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이는 결국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가 떠나간 산토끼(중도층)을 잡아야 한다는 논리다.
친이계를 중심으로 구주류는 신주류측의 주장을 정면 반박하고 있다. 민주당의 프레임에 말려든 전략적 실수로 당의 정체성을 포기한 포퓰리즘에 불과하다는 것. 산토끼 잡으려다가 집토끼(전통적 지지층)마저 잃을 수 있다는 우려다. 종부세 부활 주장에는 규제완화와 감세를 기조로 내세운 MB노믹스의 근간을 뒤흔드는 것이라며 반발했고 반값등록금 문제 등에도 재원마련을 이유로 비판적 기류가 우세하다.
주요 정책을 둘러싼 신·구주류의 논란은 오는 30일 열리는 감세 정책의총에서 큰 틀의 가닥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성식 의원이 추가 감세 철회론자로, 나성린 의원이 추가 감세 유지론자로 각각 나서 발제를 한 뒤 소속 의원들의 토론이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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