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한때 '여자가 배를 타면 재수가 없다'던 해운업계에 여풍(女風)이 확산되고 있다. '여직원=관리직'이라는 낡은 공식이 깨지고, 남성적 문화가 강한 '최전선' 영업부문에까지 여풍이 일기 시작한 것.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한진해운, 현대상선, 팬오션 등 국내 '해운 빅3'에 입사한 신입사원 중 여직원 비율은 40%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진해운의 올해 대졸 신입사원은 총 49명으로 이중 여성이 16명이다. 10년 전 대졸 신입사원 여성인력이 한명도 없었던 현대상선의 경우, 올해는 전체 44명 중 39%인 17명이 여성이다.
한진해운에서 일하는 영업파트 내 여성인력은 5월 현재 총 25명으로 이중 과장급 이상 직원도 상당수다. 현대상선은 대리급 이하 18명이 영업파트에서 근무 중이다.
현대상선 실무 관계자는 "최근 신입사원의 40%가 여직원인데다 뛰어난 인재도 많다"며 "최근 대리급 이상 직원들을 (영업부서에) 배치했는데, 회사 내부적으로도 영업직 여성인력 육성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하고 본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해운사 관계자도 "그간 영업직에는 여성인력을 배치하더라도 내근직으로 주로 활용해왔다"며 "여직원을 관리 및 업무파트, 내근직으로 규정해 활용하는 것은 회사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 '최전선'인 영업업무까지 활용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여풍이 지속되며 수년 내에 첫 해운사 여성 임원이 배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해운 빅3 내 여성인력의 최고 직급은 부장으로, 임원은 한명도 없는 실정이다. 현대상선과 STX팬오션은 각각 차장급 1명, 3명이 최고 직급이다.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은 앞서 "해운업계 첫 여성 임원이 우리 회사에서 탄생하길 기대하고 있다"는 말로 여러 차례 여성 인력의 활약에 대한 기대감을 표하기도 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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