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클래식 대중화의 선구자, 금난새 지휘자 인터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클래식 대중화의 선구자, 금난새 지휘자 인터뷰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태상준 기자] "예술은 일부 아는 척 하는 사람들의 것이 아니에요. 모든 사람들과 함께 공유될 때 예술은 그 가치가 있습니다"

28일 서울 대학로 예술가의 집에서 만난 금난새 유라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의 목소리는 상기돼 있었다. 그는 이날 열린 '농어촌희망 청소년 오케스트라'의 출범식에 예술감독 자격으로 합류했다.
'농어촌희망 청소년 오케스트라'는 음악을 배우고 싶지만 그럴 여유도 시설도 없는 농촌 군 단위의 사람들에게 음악의 참 맛을 알려주기 위해 농림수산식품부 산하 '농어촌희망재단'이 야심 차게 준비한 프로젝트다. 지난해 9월 한국마사회가 출연한 기부금 50억 원으로 재원을 마련했다. '엘 시스테마(El Sistema) 운동'처럼 빈곤층이나 소외계층으로 하여금 음악을 통해 꿈과 희망을 느끼게 해 농어촌의 문화예술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가지고 이날 출범했다. 지난해 12월 각 지방자치단체의 추천을 거쳐 총 20개의 단체가 선정됐다. 2012년에 이들 단체들이 모두 모여 합동연주회를 가지기로 뜻을 모았다.

지휘자 금난새씨는 개인 위주, 입시 위주에 집중하는 한국 음악계에 대해 할말이 많은 듯 했다. 개인에 집중하는 영재교육 덕분에 한국 음악이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뤄내긴 했지만, 그만큼 더 음악이 일반 대중에게서 멀어지는 부작용도 가져왔다고 그는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1993년, 아무도 하지 않은 '혁명적'인 시도를 감행했다. 보통 예술의 전당이나 세종문화회관 등 근사한 콘서트 홀에서만 음악이 연주되어야 한다는 통념을 깨고 도서관, 건물 로비, 야외 공간 등 관객들이 모일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 지휘봉을 들었다. '클래식' 음악은 어렵다는 편견을 깨려고 연주하는 음악의 재미있는 정보와 뒷 이야기들도 관객들에게 전했다. 이 같은 시도에 일부 순수 음악계 인사들이 반발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그의 귀에 들려왔다. 하지만 그는 단호했다. '청중이 하나도 없는, 각만 잡는 음악회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자신을 채찍질 했다.

결국 오랜 시간이 흐르자 그의 생각이 옳았다는 증거들이 속속 나타나기 시작했다. 국내 유수의 오케스트라들이 금난새 지휘자가 그랬던 것처럼 해설이 있는 음악회를 열고 있는 것이다. 5월 국립발레단은 김준희 발레리노가 공연 중간 등장하며 발레에 대한 해설을 덧붙이는 '코펠리아' 공연을 준비 중이다. 조금 더 쉬운 내러티브와 팝으로 편곡된 쉬운 오페라 '살롱 드 오페라 Salon De Opera'의 '사랑의 묘약'도 이미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 금난새는 강원도 양구에서 제주도 서귀포까지 농어촌 오케스트라가 조직된 스무 곳의 시골 마을을 돌며 음악의 참 맛을 그곳 사람들에게 전파한다. '혼자가 아닌' 여러 단체가 함께 연주 연습도 한다. 내년에는 모든 오케스트라가 한 자리에 모여 근사한 합동 연주도 할 계획이다. 오는 5월 5일 어린이날을 맞아 금난새씨는 가족 단위의 관객들을 대상으로 '해설이 있는 음악회'를 연다.




태상준 기자 birdcage@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포토] 외국인환대행사, 행운을 잡아라 영풍 장녀, 13억에 영풍문고 개인 최대주주 됐다 "1500명? 2000명?"…의대 증원 수험생 유불리에도 영향

    #국내이슈

  • "화웨이, 하버드 등 美대학 연구자금 비밀리 지원" 이재용, 바티칸서 교황 만났다…'삼성 전광판' 답례 차원인 듯 피벗 지연예고에도 "금리 인상 없을 것"…예상보다 '비둘기' 파월(종합)

    #해외이슈

  • [포토] '공중 곡예' [포토] 우아한 '날갯짓' [포토] 연휴 앞두고 '해외로!'

    #포토PICK

  • 현대차 수소전기트럭, 美 달린다…5대 추가 수주 현대차, 美 하이브리드 月 판매 1만대 돌파 고유가시대엔 하이브리드…르노 '아르카나' 인기

    #CAR라이프

  • 국내 첫 임신 동성부부, 딸 출산 "사랑하면 가족…혈연은 중요치 않아" [뉴스속 용어]'네오탐'이 장 건강 해친다?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