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신라호텔이 한복을 입은 손님의 입장을 거부해 논란이 되고 있다. 국내 최정상급 호텔이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 사장이 운영하는 곳이어서 파장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13일 트위터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12일 이 호텔의 뷔페식당 파크뷰에서 저녁약속이 있었던 한 유명 한복 디자이너가 입장을 거부당한 사건이 있었다. 이유는 바로 입고 있는 옷이 '한복'이었기 때문.

한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는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유명 한복 디자이너 선생님께서 신라호텔 뷔페식당에 갔는데 '한복을 입으신 분은 입장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그게 말이 되느냐'며 항의를 하자 직원이 '오늘은 들어가시고 다음에는 한복을 입고 오지 마시라'고 답했다"는 글이 올라 왔다.


또 트위터 이용자(@joynzuui)는 "존경하는 한복디자이너 선생님의 전화를 받았다"면서 "늘 단아한 한복 차림으로 우리 옷의 아름다움을 전파하시는 분인데 신라호텔 파크뷰에서 한복 입장을 거절당했다"고 게재했다.

트위터 및 게시판 글에 따르면 신라호텔 측이 입장을 거절한 것은 바로 한복의 치마선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한복 디자이너의 지인이라는 한 네티즌은 "즉시 신라호텔 뷔페식당으로 전화를 해 식당 입장에 드레스 코드가 있냐고 물어보니 한복과 트레이닝복은 입장할 수 없다라는 답변을 들었다"면서 "왜냐고 묻자 담당 직원이 한복은 길고 치렁치렁해서 식기 등에 걸리면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데 이전에 한복 때문에 사고가 난 적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고 글을 올렸다.


이어 이 네티즌은 "전통 문화니 한국 문화니 특급 호텔들이 마케팅에서 종종 내세우는 말인데 그런 마인드로 외국인 손님들을 대접하고 한국 문화를 알리는 창구 역할을 다할 수 있겠냐"면서 "한복이 트레이닝복과 동격(?)이라고 생각하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이 사건은 트위터 및 블로그 등 인터넷 매체를 통해 삽시간에 퍼지며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소식은 접한 한 네티즌은 자신의 블로거에 "호텔신라의 역사의식과 문화의식이 이 정도 뿐이라면 삼성을 어찌 판단하고 생각해야 하는가"라며 "과연 호텔신라 오너는 이 사실을 알까"라고 글을 올렸다.


또 수많은 네티즌들은 "기모노를 입은 일본 여성분이 왔다면 과연 입장을 거부시켰겠느냐", "뷔페에 드레스코드가 있다니 소가 웃을 일", "딱붙는 미니스커트에 킬힐 신은게 더 위험해 보이는데 그런 차림의 손님은 왜 입장시키냐"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번 사건에 대해 국내 호텔업계에서는 신라호텔에 '한복 입장 불가' 규정이 있었던 것에 대해 깜짝 놀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 호텔 관계자는 "최근에는 과거와 패션 유행이 많이 달라지고 고객층도 다양해져 복장에 대한 규정이 거의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다른 손님에게 혐오감을 주지 않는 정도면 괜찮은데 뷔페식당이 아닌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의 경우에는 슬리퍼나 츄리닝 차림이 곤란하다"고 말했다.


다른 특급호텔의 경우 조선호텔은 필수는 아니지만 레스토랑의 경우 쟈켓 착용을 권장하고 있으며 트레이닝센터와 수영장에서는 문신있는 고객을 받지 않는다.


롯데호텔의 피에르 가니에르는 슬리퍼나 트레이닝 차림을 사양하고, 그랜드 하얏트 서울의 제이제이 입구에는 23년전부터 군화, 슬리퍼, 찢어진 바지, 운동복, 군복이나 제복 등을 사양한다는 내용의 복장 에티켓 안내 내용이 명시돼 있다. 하지만 출입을 거부하진 않으며 안내 정도로 그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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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힐튼 서울은 특별한 규정은 없지만 잠옷이나 운동복 차림만 아니면 된다고 하며 인터컨티넨탈은 슬리퍼나 트레이닝복 차림도 허용한다.


한편, 이번 사건의 주인공인 한복 디자이너는 담연 이혜순 씨로 영화 '스캔들'과 '쌍화점'의 의상을 만든 것으로 유명하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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