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기원전 334년. 알렉산더 대왕이 동방원정길에 나섰을 때다. 그는 먼저 소아시아(지금의 터키)를 정복했다. 여기서 페르시아 군을 몰아낸 알렉산더는 소아시아의 중앙에 있는 고르디우스에 들어섰다. 이 도시에는 제우스 신전이 있었다. 이 신전의 기둥에 한 대의 짐수레가 단단히 묶여 있었는데 이 매듭을 푸는 사람이 아시아를 지배한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었다. 이 매듭은 너무 절묘하게 묶여 있었기 때문에 아무도 풀지 못하고 있었다. 알렉산더는 이 매듭을 단칼에 베어버렸다.


알렉산더 얘기에 빠지지 않는 고르디우스의 매듭(Gordian knot) 이야기다. 지어낸 이야기라지만 어쨋든 알렉산더는 아시아(중동과 인도 일부)를 불과 10여년만에 정복하고 지배자가 됐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원유 증산을 논의하는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29개월래 최고치로 치솟던 국제유가도 진정세를 보였다. 조정을 보이던 뉴욕 증시도 상승반전했다.


서방세계의 리비아 상공에 대한 비행금지구역 지정에 반대하던 아랍권이 이에 대해 긍정적으로 선회하고 있다고 한다. 리비아 상공에 반군(시위대)에 대해 전투기를 동원한 공중공격으로 전술적 우위를 확보한 카다피에 대한 압박이 한층 강화됐다. 그렇다고 카다피가 물러설 것 같진 않다. 그에겐 서방의 비행금지를 피해 공중 공격할 수 있는 무장 헬기를 비롯해 여전히 반군보다 우수한 화력이 있다.

튀니지를 거쳐 이집트 장기 독재권력을 무너뜨린 MENA(중동+북아프리카) 지역의 민주화 움직임은 카다피의 뚝심(?)에 리비아에서 내전으로 확대됐다. 리비아 사태의 장기화는 결국 석유가격의 급등으로 이어졌다. 시장의 더 큰 우려는 MENA의 민주화 열기가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석유수출국들로 이어질 것인가 하는데 있다.


OPEC의 증산논의와 이로 인한 유가 진정세에도 온전히 마음을 놓을 수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주 급등했던 증시가 주초 20포인트 이상 조정받은 것도 주말 나온 MENA 지역불안과 이로 인한 유가급등에 기인했다. 박스권의 상단을 덮고 있는 유가 문제는 이처럼 '일희일비'하며 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그래도 시장의 하단지지력을 담보하고 있는 경기모멘텀 회복은 낙관적이다. 중동의 상황이 극단적인 사태로 전개될 가능성을 상정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경기모멘텀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유효하다.


더우기 경기모멘텀과 코스피지수의 움직임을 비교하면 흥미로운 결과가 나온다. 지난해 하반기 주가 상승기에 경기모멘텀은 둔화되는 상황이었다. 올해 초는 경기모멘텀이 바닥을 확인하는 구간이었는데 주가 조정이 나타났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이같은 현상은 2004년 하반기와 2006년 하반기에도 나타났다. 이때도 경기모멘텀 둔화 국면에서 상승과 저점 확인구간에서 조정이 거의 일치했다. 당시 코스피지수는 2004년 7월 700대 초반에서 2005년말 1300대까지 상승했으며 2006년에는 7월 1200대 후반에서 2007년 10월 2000까지 올랐다.


조용현 투자전략팀장은 "다른 때와 달리 경기모멘텀 둔화 국면에서도 주가가 상승할 수 있었던 것은 경기의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안정되어 있는 구간이었다"며 "절대적인 성장률 수준보다는 얼마나 안정적으로 경제 성장세가 지속될 수 있는가 하는 것이 중요한 시장의 변수였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팀장은 지금의 상황이 2004년과 비슷하다고 봤다. 경기모멘텀 뿐만 아니라 절대적인 금리과 물가 등의 수준이나 흐름이 유사하다는 이유에서다. 단, 2004년처럼 추세반전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인플레이션 심리가 약화돼야 한다고 했다. 결국 본격 상승을 위해서는 MENA 지역이 안정되면서 유가도 안정돼야 한다는 얘기다.


복잡하게 얽힌 정치적 이슈가 어떻게 해결될지 예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단칼에 베어버린 알렉산더대왕처럼 해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알렉산더처럼 할 수 없다면 복잡한 매듭은 그냥 두면 된다. 나머지 예측 가능한 국내 변수들, 즉 경기선행지수와 기업실적 등 눈에 보이는 변수들을 보고 투자를 결정하면 된다. 단, 박스권 상단까지 도달했을 때는 아직 매듭이 풀리지 않은 상태란 걸 염두에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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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새벽 국제유가 상승세의 완화 기대감으로 상승세로 마감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24.35포인트(1.03%) 상승한 1만2214.38로 장을 마쳤다. S&P500지수는 11.69포인트(0.89%) 오른 1312.82, 나스닥 지수는 20.14(0.73%) 상승한 2765.77을 기록했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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