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油 소탕작전...올 첫 대규모 제조장 철거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서울 일부지역 주유소에서 휘발유가격이 L(리터)당 2100원이 넘는 곳이 늘고 있는 가운데 고유가를 노린 가짜 휘발유 판매와 제조장이 성행하고 있다. 가짜휘발유는 차량의 안전에 심각한 결함을 야기해 운전자의 안전에 큰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한해 1∼2조원에 이르는 세금을 탈루하는 중대 범죄행위다.
3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한국석유관리원과 대구시, 서구청, 대구지검 서부지청과 서부경찰서, 주유소협회 등 관계당국은 이날 대구 서구 이현동에 위치한 유사석유제조장을 급습해 철거에 들어갔다. 당국의 사전 조사 결과, 이 제조장은 지하에 5만L 탱크 3기와 옥외에 3만5000L탱크 3기, 옥외에 FRP(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로 된 2000L탱크 7기 등 저장용량만 25만5000L에 이른다. 또한 유사석유제품의 원료는 8만L의 대규모 제조장이다.
제조장 철거는 올 들어 처음이며 25만L규모는 단일 단속으로는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철거반은 이날과 4일까지 가설물 철거와 콘크리트 파쇄를 시작으로 탱크의 유사석유와 원료를 모두 수거하는 한편, 부지 자체를 완전히 헐어내고 대지를 평탄화하는 작업을 벌인다.
이번 적발은 지난 1월26일 서부경찰서에서 제조장 관련 수사를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이후 시설물 관련자 수사에 이어 철거대책회의가 열렸고 지난달 22일부터 대구지검 서부지청에서 수사를 지휘하는 등 신속하게 처리됐다. 당국은 관련자 14명을 검거하고 이 제조장 대표와 공장장은 구속하는 등 8명에 대해서는 형사입건할 방침이다.
25만L는 현 시세로는 4억원 규모이나 판매가 아닌 저장시설이어서 당국은 입건 후 판매처와 판매규모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석유관리원 관계자는 "예전에는 유사석유사범을 잡고 압수를 하더라도 제조장 자체를 철거하는 일은 많지 않았으나 이번에는 리비아 사태로 인한 고유가를 편승한 불법을 근절한다는 의지로 유관기관의 협조를 받아 제조장까지 철거하게 됐다"고 말했다.
가짜 석유가 이처럼 성행하는 것은 제조와 판매가 상대적으로 쉽고 정상휘발유의 60%수준에서 판매해 막대한 이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경부가 석유관리원을 통해 최근 전국 3만4877개 석유사업자(생산, 주유소, 일반판매소 등 포함)의 석유제품의 품질을 검사한 결과, 비정상 적발이 603개 업소로 2009년 적발(417개 업소)대비 44.6% 급증했다. 이중 유사석유제품을 취급하다 적발된 510개 업소 가운데는 유사경유가 전체 적발의 58%(347개 업소)로 유사휘발유보다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올해부터는 석유관리원에서만 받던 유사석유제품 신고를 경찰서와 구청 등 공공기관에서 받으며 신고자에는 최대 5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한다. 유사 석유제품 제조ㆍ사업자에게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이, 기업형 대형 사용처에서는 저장 탱크 용량에 따라 1000만원에서 최고 3000만원의 과태료가, 일반 차량 운전자에게는 50만원의 과태료가 각각 부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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