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민주화시위 멀리보면 석유시장에 긍정적"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리비아사태로 확산중인 중동지역 민주화 시위가 악화될 경우 유가폭등과 오일쇼크 수준의 재앙이 닥쳐올 것으로 우려되지만 한편으로는 중동지역의 민주적 정치체계를 이끌어 국제 석유시장에 안정적인 작용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25일 내놓은 '리비아사태와 주요국반응'보고서를 통해 "이집트 사태와는 달리 주요 석유 수출국인 리비아 사태가 국제 석유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나타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리비아의 공급에 의존도가 큰 유럽 국가들을 비롯해 미국, 일본 등을 중심으로 시장안정화의 노력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시위사태가 자국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주요 석유 수출국들도 미국, 유럽 국가들의 정치적 지원을 약속받기 위해 조속한 시장안정화에 적극 참여할 것"으로 예측됐다.
보고서는 "단기적으로 소요사태 및 혼돈으로 공급설비 파손, 조업중단 등 공급시스템이 마비되는 상황 발생이 예견된다"면서 "리비아 사태가 조기에 종료된다 해도 정국안정에는 상당한 시간이 경과될 수 있다. 특히 현 상황이 본격적인 내전으로 증폭되는 경우 석유공급의 차질이 상당기간 지속될 수도 있다"고 했다.
보고서는 "리비아와 석유생산 수준이 유사한 알제리에서도 공급 차질이 발생하게 될 경우, 세계 석유공급에 상당한 차질을 빚을 수 있으며 이 경우 국제석유가격은 2008년의 배럴당 145달러 수준을 넘어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설 경우, 유가가 급격히 폭등할 가능성이 있으며, 노무라 증권에서는 배럴당 220달러를 넘길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어 투기적 세력에 의한 가격 상승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관측됐다.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등에 전국적인 시위가 확산될 경우, 유가 예측이 무의미한수준의 3차 오일쇼크에 비견되는 유가 급등이 예상된다고도 했다.
보고서는 "장기적으로보면 이러한 민주화 시위 확대가 국제 석유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수 있는 부분도 존재한다"고 봤다. 이들 주요 석유공급국들이 석유 및 가스 수출을 통해 얻는 수익이 국가예산 수입의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석유.가스의 수출 지속은 국가 경제의 사활이 걸린 문제로써 현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석유가스 공급물량이 앞으로도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란의 경우도 민주화가 확산되면 단기적으로는 석유시장에 큰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나, 장기적으로는 핵무기 개발을 둘러싼 국제적 재제를 받는 이란의 석유가스 수출 통로가 개방돼 석유.가스 공급안정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이러한 일련의 시위가 중동지역에서 민주적 정치체계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낸다면, 보다 안정적인 자원개발 진출이 가능해질 수도 있으며 투명하고 민주적인 법체계 위에서 성립한 계약을 통해 법적으로 사업을 보장받을 수 있게 돼 향후 유사한 소요사태가 발생할 경우에도 보상받을 수 있는 안전장치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시렞로 중국의 경우, 리비아, 수단 등 아프리카지역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업의 대부분이 법률 보장이 없는 정치관계를 기반으로 형성되고 있어, 리비아 소요사태와 같은 정치적 리스크에 크게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 많았었다.
도현재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범아랍권의 소요사태는 우리에게 에너지안보 제고를 위한 석유수입선의 다변화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고 있다"면서 "중동.아프리카 지역의 지정학적 위험도 상승으로 정치적으로 안정된 지역의 자원개발 수요가 확대될 것이며 과거 금융위기로 인한 유가 하락으로 지연되던 북미지역의 비전통 석유가스자원, 남미의 심해자원 개발 등 상대적으로 고비용의 자원 개발이 다시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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