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경 기자] 리비아 정부가 외국인용병을 동원해 시위대에 무차별 살상을 가해 유혈사태가 악화되고 있다.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22일(이하 현지시간) 국영방송에 출연해 반정부시위대에 극언을 서슴지 않으며 지지세력 결집을 촉구해 사태악화를 부채질하고 있다.


22일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지난 20일과 21일 리비아 트리폴리에서는 시위진압에 헬기와 전투기까지 동원됐다. 정부군과 정부에 고용된 외국인 용병들은 거리에 지나가는 행인에게 총격을 난사하는가 하면 스쿠터를 타고 돌아다니며 창문 밖으로 내다보는 사람들에게 총격을 가하고 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인명피해도 급증하고 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시위대와 정부 간 충돌로 20일부터 사흘간 트리폴리에서만 62명이 숨졌고, 시위 전 기간 중 사망자는 300명에 이른다고 집계했다. 이탈리아의 아랍단체 아랍공동체는 사망자가 1000 명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57개국으로 구성된 세계 최대의 무슬림 조직인 이슬람회의기구(OIC)가 리비아 당국의 과도한 공권력 사용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아랍권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에크멜레딘 이흐산오울루 사무총장은 "리비아 시민을 상대로 한 과도한 공권력 동원에 강한 비난을 표명한다"면서 "억압을 중단하고 시위대와 진지한 대화를 시작하라"고 촉구했다.

카다피는 그러나 22일 75분간 행한 연설에서 "나는 투사이고 목숨이 붙어있는 한 싸울 것"이라면서 "카다피를 사랑하는 남녀는 지금 거리로 나가 반정부 세력을 공격하라"고 선동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반정부 시위대는 일부 해외동포와 용병 등 시덥잖은 세력일 뿐이라며 폭력 진압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의지를 내비쳤다. 카다피는 연설도중 고함을 지르고 연단을 내리치는 등 시종일관 과격한 모습을 보였다.


위험이 높아지자 외국계 석유업체들의 영업중단도 이어졌다. 지난 21일 독일 윈터셸이 하루 10만배럴 석유생산을 중단한데 이어 22일에는 리비아에서 하루 24만4000배럴을 생산하는 최대 업체 이탈리아 에니도 잠정적으로 석유생산을 중단했고, 스페인 렙솔-YPF도 생산중단을 선언했다.

AD

반정부 시위대는 리비아 동부 지중해 연안 지역을 전부 손에 넣었으며, 인근의 유전을 안전하게 지키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들 도시에서 정부군이 도망쳐 치안 공백이 발생하자 시위대와 시민들은 정부창고에서 무기를 징수해 자치경비대를 구성해 치안에 나섰다.


한편 아부델 파타흐 유네스 리비아 내무장관이 군이 국민의 정당한 요구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며 정부에서 이탈을 선언하는 등 정부 엘리트층의 이반도 이어지고 있다.


김민경 기자 skywalke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