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오지근무자에 '트리플' 특혜
정착금 일시불 지급·가족 인근 안전국 거주 지원·한달에 한번 상봉기회
[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내가 이 지역을 관리하면서 보호하고 있는데 수고비라도 줘야 하는 것 아니요?"
지난 2009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전자양판점을 둘러보던 삼성전자의 한 CEO를 험상궂은 인상의 한 사내가 찾았다. 그는 속칭 현지지역 '조직폭력배 우두머리'였다.
대리점 사장도 아니고 세계적 기업인 삼성전자 CEO에게 당당하게 보호비를 내놓으라고 했을 정도니 일반 주재원들이야 목숨을 내놓고 영업을 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아프리카 등 오지에 주재원을 파견할 때 가족들을 파리나 두바이에 거주할 수 있도록 하고 위험지역 근무인센티브와 정착금을 일시불로 지급하는 등 파격적인 지원을 내세워 지역전문가 육성에 나서고 있다.
향후 급성장세가 전망되는 이들 지역에는 정통한 영업맨이 절실한데도 치안이나 교육환경이 워낙 열악해 근무기피지역으로 낙인찍혀 있기 때문이다.
파격혜택이 부여되는 지역은 나이지리아, 케냐, 수단, 앙골라 등 아프리카 지역이 가장 많지만 중동의 시리아나 서남아시아의 파키스탄, 스리랑카, 중남미의 쿠바, 볼리비아, 과테말라 등도 포함된다.
회사측은 우선 가족들이 있는 주재원은 가족들을 안전한 인근 국가에 거주하도록 배려하고 생활비를 별도로 지급한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 수단 등에 주재원을 자청할 경우 가족을 두바이나 프랑스 파리 등에 머물도록 재정지원을 해 줘, 한 달에 한 번이라도 가족상봉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정착비 명목으로 비교적 큰 금액을 일시불로 지급하고 수당 및 인사측면에서의 혜택기준을 따로 책정해 별도로 챙겨준다.
근무기간은 삼성전자가 기본 5년, LG전자는 4년으로 정해져 있지만 본인이 원할 경우 임기를 마친 후 본사 복귀 후 인근 지역 등으로 다시 부임할 기회를 준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프리카 주재원의 경우 과장급만 하더라도 총액기준으로 1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생명을 걸고 근무하는 만큼 회사입장에서는 가능한 많은 혜택을 부여하려고 노력중"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오지 근무자를 위한 혜택을 크게 확대하면서 과거와 같이 주재인력 선발에 큰 어려움은 없지만 경쟁률이 선진국에는 못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도전의식으로 오지근무를 자원하는 직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젊은 직원 중에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해 자진해서 현지 언어를 배워 주재원 신청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향후 아프리카, 중남미, 아시아 등에서 한국 전자기업들의 운명이 이들의 손에 달려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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