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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기후? 이상할 것 없는 동해안 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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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동해안 영동지방이 ‘폭설과 폭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11일에 하루 1m 내린 초대형 눈폭탄을 맞으면서 강릉과 속초 삼척등 이랟 도시 기능이 마비됐다. 이날 강원도 7번 국도에서는 밤새 차량 200여대와 버스승객 400여명이 눈길에 고립됐다.
자연 재해로 동해안 일대 도시가 정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0년 전 여름, 2002년 태풍 루사가 강타했을 때 강릉에 하루 870mm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다. 당시 태풍 루사로 124명 사망 60명 실종. 피해액만 5조여원으로 추정됐다. 이날 내린 폭우는 역대 일강수량 1위로 기록됐다.

영동지방에서 기록적인 폭설과 폭우가 반복되는 이유는 뭘까. 일각에서는 제트기류로 인한 이상 기후 현상을 원인으로 꼽는다. 올해 미국 동부와 중국을 강타한 극심한 추위와 폭설은 북극진동으로 제트기류가 약해지고 ,지난해 여름 뉴욕의 폭염과 파키스탄의 대홍수는 제트기류가 고기압에 꽉 막힌 게 제일 큰 원인이라고 분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100년만의 폭설로 강원도 영동 동해안 일대가 온통 눈에 뒤덮힌 모습이 우리나라 기상위성 '천리안'에 12일 오전 11시 45분쯤에 촬영됐다.

100년만의 폭설로 강원도 영동 동해안 일대가 온통 눈에 뒤덮힌 모습이 우리나라 기상위성 '천리안'에 12일 오전 11시 45분쯤에 촬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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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조주영 기상청 기후과학국장은 “제트기류가 남북으로 크게 요동치면서 속도가 느려지고, 공기가 정체돼 세계적인 기상이변이 나타난 것은 맞지만 영동지방의 폭설과 폭우는 동해안의 지형적인 영향"이라고 말했다.

100년만의 기록적인 폭설은 맞지만 ‘이상기후 현상’은 아니란 말이다. 동해안 2~3월에 눈이 자주 내리기 때문에 사실상 예고된 폭설인 셈이다.
영동지방의 폭설과 폭우 모두 한반도를 둘러싼 기압 배치와 동해안의 특징적인 지형이 주된 원인이라는 게 기성청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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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석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은 “ 태백산맥이 남북으로 길게 뻗어 동해안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태백산맥의 급한 동쪽 경사에서 공기덩어리가 머물러 이 지역에 폭설과 폭우를 내리게 한다”고 말했다.

이번 폭설을 포함해 2000년 들어 강원 지역에서 발생한 20cm 이상 아홉차례의 폭설 가운데 일곱 번이 2월과 3월에 집중된 것도 때문이다.

정관영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북쪽에서 형성된 찬 대륙 고기압이 2월에 접어들면 세력이 약해짐에 다라 우리나라 남쪽에 저기압이 만들어지고 이들의 충돌에 눈구름대를 형성하는 북고남저 기압 배치가 자주나타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기다 이번 폭서의 원인으로 저기압의 느린 이동속도와 장기간 배치된 북고 남저형 기압을 꼽았다. 예년과 다르게 동해 남부 해상과 일본 남쪽 해상에 이동속도가 느린 2개의 저기압이 발달하면서 눈구름이 강하게 형성됐다는 것이다.

기상청은 지형적인 영향으로 인한 눈이 오는 17일에 한번 더 내리는 등 3월 초까지 한 두차례 눈소식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예고된 폭설에 맞춰 ‘철저한 대응 매뉴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기상청은 "동해안 영동 지역 폭설은 빠르면 5일 늦어도 48시간 전에 예보를 한다”면서 “여름철 폭우는 태풍과 같은 변수는 있어 정확하게 예보하기 힘들지만 겨울철 폭설 피해는 미리 대비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11일 고립사태가 벌어진 7번 국도 삼척 구간에서 통행 제한이 이뤄진 것은 11일 밤 11시 30분으로 이미 적설량이 45cm 넘어서던 상태였다.

국토부가 지난해 11월 겨울철 제설 대책기간 중에 눈이 많이 내리면 교통이 취약한 진부령 등 153개 구간에 제설정비와 인력을 강화한다는 내용을 발표한 바 있지만 사실상 무용지물인 셈이다.

전문가들이 외국의 사례를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지적하는 이유다.

시카노 뉴욕 등 미국 중동부나 모스크바, 삿포로등 눈이 상시적으로 많이 내리는 외국지역은 즉각 대응을 원칙으로 하는 게 특징이다. 일단 눈 예보가 있으면 거의 100m 가량으로 제설차량이 배치한다. 영국에서는 주요 도로가 설치돼 상황실에서 도로의 온도 습도를 모니터링 해 제설제를 신속히 살포한다.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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