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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커피값 올린 지 1개월도 안돼 내린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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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최근 설을 앞두고 장바구니 물가 급등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식품업체들이 두부와 커피 등 가공식품 가격을 전격 인하해 주목을 받고 있다. 값을 올린 지 불과 1개월도 안돼 전격 인하를 발표했다는 점이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이에 따라 이번 가격 인하는 최근 물가잡기에 나선 정부의 압박에 식품업체들이 굴복했기 때문이라는 설이 가장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정부에서 지난 11일 식품업체 임원들을 한 자리에 불러 모았다는 사실 또한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포장두부 시장 1위 업체인 풀무원식품은 오는 25일부터 두부 제품 6종의 가격을 평균 5.5% 내리기로 했다. 이어 2위 업체인 CJ제일제당도 24일부터 평균 7.7% 내리기로 했으며 대상도 현재 가격 인하를 검토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커피시장 1위 업체인 동서식품도 이날 가격 인하에 동참해 17일부터 맥스웰 캔커피의 가격을 출고가 기준 평균 10% 인하하기로 했다.

각각의 업체들은 가격 인하 이유에 대해 '설을 앞두고 서민 가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 위해'라거나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캔커피 수요를 진작시키기 위해'라고 밝혔지만 업계에서 바라보는 시각은 다르다.
이번 가격 인하는 정부의 압력에 의해서 이뤄진 '마지못한' 결정이라는 것. 실제 제품값을 인상한 지 불과 1개월도 안돼 다시 가격을 내리기로 했다는 것은 정부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설명이다.

풀무원은 지난해 12월 16일, CJ제일제당은 같은 달 30일, 대상은 올 초 들어 두부 제품값을 평균 20% 가량 올린 바 있다. 동서식품도 지난해 12월 중순경 커피값을 5~17% 가량 올렸었다.

이같은 인상 이유는 국제 곡물가격의 급등 때문이었으며 현재도 원가 상승의 부담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 인하에 나선 까닭은 최근 정부의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정부는 최근 설을 앞두고 연일 물가안정에 관해 논의 중이며 13일 물가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또 공정거래위원회는 생필품 가격 담합과 부당인상 여부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심지어 지난 11일에는 농림수산식품부가 식품업체 임원들을 전부 한 자리에 불러모은 일이 있었다. 이 자리에서는 제품 가격 인하에 대한 강한 주문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번 정부의 압박에 가격 인상의 시기를 조율하고 있던 제분 및 제과업체들은 계획안을 전면 철회하기도 했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이 자리에서 예상보다 더 강한 압력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원가상승으로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요구는 업체에게 '제 살 깎아먹기'에 들어가라는 것일 뿐"이라고 토로했다.

실제 두부의 주원료가 되는 콩은 지난해 국내 이상기온 현상 등으로 작황이 부진해 생산량이 40%까지 감소해 지난해 말 콩 도매 가격이 2009년 대비 100% 이상 폭등해 가격 인상은 어쩔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설이나 추석을 앞두고 의례 식품업계만 두드리는 정부에 대한 볼멘 소리도 있었다.

또다른 업체 관계자는 "가격은 올린다는 것은 소비자를 직접 상대해야 하는 업체의 입장에서도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 "설이나 추석이 다가오면 무조건적인 식품업체만을 잡으려고 하는데 최근 급등하는 전세값이 물가 상승의 더 큰 주범"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식품업체들의 이번 가격 인하에 대해 일종의 '생색내기'가 아니냐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가격을 올릴 때는 20% 정도 올리고 내릴 때는 10% 이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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