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낮 12시께. 김씨의 식당은 빈자리가 듬성듬성 보이지만 같은 시간 한 대형 증권사의 구내 식당은 10분 가까이 줄을 서야할 정도로 성황이다. 이 식당은 회사에서 식대를 보조해준다. 외부 식당보다 가격이 저렴하다. 과거같으면 많은 이들이 외부에서 점심을 해결했지만 최근에는 구내 식당을 찾는 이들로 연일 만석이다.
8일 아시아경제가 금융감독원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상반기(4~9월)까지 주요 증권사들의 임금이 대부분 전년 동기(2009년 4~9월) 대비 감소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평균연봉 1위였던 대우증권의 경우 상반기 기준 직원 평균 임금이 2600만원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4100만원에 비해 36.5%나 줄어든 수치다. 주요 대형 증권사 중 하락폭이 가장 컸다.
대우증권을 제외하더라도 증권사 임금은 감소세가 뚜렷했다. 대부분의 증권사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5% 가량 임금을 줄였다.
대우와 업계 1위를 다투는 삼성증권의 경우 임금이 1년전에 비해 약 3.9% 줄었다. 우리투자증권 역시 1년반에 반기 임금이 3.7% 축소됐다.
한화증권도 임금 감소폭이 눈에 띈다. 전년 반기 평균 3700만원에서 올해 반기 3200만원으로 감소하며 하락률이 13.5%나 됐다.
중소형사들의 임금 하락세도 두드러진다. 브로커리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증권사일 수록 직원 임금에서 성과급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탓으로 풀이된다.
한양증권도 지난해 상반기 평균 5318만원의 임금을 받았지만 올해는 4591만원에 그쳤다. 감소율이 13.6%나 된다.
실적이 주식시장의 거래대금과 상관관계가 가장 큰 키움증권 역시 1.7%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자산관리 영업에 강점을 가진 증권사들의 경우 펀드자금 유출에도 불구하고 임금이 증가해 대조적이다.
한국증권, 하나대투증권,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각각 16.5%, 11.1%, 17.2%씩 늘어났다. 2009년 부진에 따른 기저 효과라는게 관련사들의 설명이다. 신한금융투자도 24%나 되는 증가율로 타사들의 부러움을 샀다.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임금은 동결됐지만 영업사원의 성과급이 늘었다.
한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대비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감소하면서 증권사 직원들이 받는 성과급이 감소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0년회계연도 상반기(4∼9월) 62개 전체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은 1조2091억원으로, 전년동기 1조8512억원에 비해 34.7%나 줄었다.
금감원은 "주식거래대금 감소로 인한 수탁수수료 수입이 7144억원이나 감소한 것이 증권사 순익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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