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비행기로 9시간 거리에 있는 아리비아 연안의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중동의 허브도시다. 아랍에미리트에서 두 번째로 큰 토후국으로서 홍콩과 싱가포르처럼 중계무역 기지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제주도의 2배 면적에 인구 95만명, 국민소득이 2만5000달러에 달하는 부유한 땅이다. 불과 20년 전만 해도 낙타를 타고 가는 이색풍경을 연출했던 이곳은 이제 '세계 최대, 최고, 최초'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개방과 개혁을 외치며 낙원을 건설하고 있다.
미국의 명설계가인 로버트 트렌트 존스 주니어가 설계했고 18홀 규모, 파72에 전장은 블루티 기준 7300야드다. 코스에 들어서면 사막이라는 선입견은 사라지고 마치 미국의 캘리포니아에서 플레이하는 기분을 들게 하는 곳이다. 키가 큰 팜트리가 줄지어 서 있고 사막의 대형벙커가 골퍼의 미스 샷을 기다리고 있다. 사막이지만 대형연못과 실개천, 인공폭포가 보이고, 무려 11개의 호수가 있다.
삭막한 사막 위에 골프장을 건설하는 것만으로도 쉬운 일이 아닐진데 페어웨이는 관리가 잘 돼 자연산 카펫 위에서 골프를 치는 기분이다. 코스는 비교적 평탄하지만 물을 적절히 이용하는 설계가의 디자인이 돋보인다. 코스 밖으로 도심의 우뚝 솟은 대형건물들을 바라보면서 라운드 하다보면 집중력이 흐트러져 스코어를 망칠 수도 있다.
대형 유리로 지은 유선형이 클럽하우스에서는 테라스에서 느긋하게 코스를 바라보면서 식사와 음료를 즐길 수 있다. 두바이골프장에서의 골프는 일종의 '도전'이다. 더위와의 싸움은 기본이고, 캐디가 없어 클럽도 잘 챙겨야 한다. 척박한 땅 위에서의 라운드가 30년 전 중동 사우디 제다 사막골프장에서 골프매트를 가지고 다니면서 콜타르로 만들어 놓은 그린을 향해 공을 날린 때를 생각나게 한다.
글ㆍ사진= 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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