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지식경제부와 터키 현지언론들에 따르면 타네르 이을드즈 터키 에너지ㆍ천연자원부장관은 "이번 주부터 일본 도시바와 원자력발전 건설을 위한 협의를 시작하겠다"고 팼다. 터키 아나돌루 통신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와 방한 중인 이을드즈 장관은 이날 서울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에르도안 총리 간 정상회담이 끝난 뒤 터키 언론들에 이같이 말했다고"고 전했다.
난처해진 쪽은 그간 터키 원전 협상에서 이니셔티브(주도권)를 갖고 있던 우리나라다. 그간 진행해 온 터키와의 원전 협력을 위한 정부간 협약(IGA)체결이 주요 20개국(G20) 서울정상회의에서 체결되지 못하고 추후로 미뤄졌기 때문이다.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서울정상회의가 열린 12일 코엑스에서 타네르 이을드즈 터키 에너지천연자원부 장관과 협상을 벌였으나 상호 협력의지만 확인한 채 미합의 쟁점에 대해서는 추후 계속해서 논의하기로 했다.
당초 양국 정부는 서울에서 양국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IGA를 체결하겠다고 밝혔으나 전력판매 가격 등 핵심 쟁점들의 의견접근을 이루지 못하고 협상을 계속하겠다는 선에서 의견을 모았다. 정부간 IGA는 양국 정부간 시놉 원전사업 협력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위치, 규모, 사업방식 등)과 양국 정부의 지원 내용을 담을 예정이다. 정부는 협약이 체결되면 내년 상반기 한국전력과 터키 국영회사 및 터키 정부 간 3자 협약 이행 등을 담은 기본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따라서 자금조달을 위해서는 발주처와 사업자가 국제 금융기관에서 막대한 자금(통상 원전 1기당 건설자금 50억달러, 4기 기준 최대 200억달러)을 동원해야 한다. 터키 정부나 발주처, 사업자측인 우리 정부나 한국전력 모두 이같은 경험이 없다보니 저리의 자금을 끌어모으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전기요금은 사업의 수익성은 물론이고 건설자금을 마련하는 데도 결정적 변수다.
양국 원전 협상팀은 13일 오전 이명박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 간 정상회담이 열리기 직전까지도 전력판매가격 등 쟁점을 둘러싸고 이견을 절충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해 협약 체결을 미루는 쪽으로 정리한 것이다. 터키측은 여전히 지나치게 낮은 전력 단가를 고집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측은 수주 금액이 너무 낮을 경우 이 사업을 주도하는 한국전력에 큰 부담이 될 뿐 아니라 국회 동의를 받는 데도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설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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