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책보며 '열공모드'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현대자동차그룹에 근무하는 대리와 사원 2000여명이 최근 들어 안팎으로 분주한 날을 보내고 있다. 내년 승진 대상자가 되면서 평소 업무 외에 다음 달 9일 실시되는 승진 시험 준비가 겹쳤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여타 대기업과 달리 승진을 위한 필수 조건으로 온라인 교육 외에 난이도가 높은 오프라인 시험을 치르게 하고 있다.
A 사원은 "다른 대기업에 입사한 대학 동기는 우리(현대차)처럼 대리 승진하는 데 시험을 치르진 않는데…"라며 하소연한다.
여태껏 승진에서 누락된 직원 중 희망자는 재시험이 가능하며 미주와 중국, 유럽 등 해외 법인에서 근무하는 주재원은 해당 직위 평균 점수를 부여받는 대신 시험은 치르지 않아도 된다.
과장 승진을 앞둔 대리급 직원은 노동법 및 단체협약과 관련한 객관식 50문항을 풀어야 한다. 전통적으로 노동조합과의 마찰을 빚어온 자동차 산업의 특성 상 중간 관리자가 되기 위해서는 노동 분야 지식을 쌓아야한다는 것이 현대차 측의 생각이다. 승진 누락 경험이 있는 B 대리는 "노동법 강의를 듣고 있는데 꽤나 시험 문제 수준이 어렵다더라"며 "서술형이 아닌 객관식인 점도 다소 부담이 된다"고 토로했다.
현대차는 입사 후 처음으로 대리 직급을 달게 될 사원들에 대해서는 우선 자동차 구조에 대해 이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승진 시험을 위해 자동차 구조와 관련한 사이버 강의 외에 서적을 챙겨보면서 '열공 모드'다. 현대차 관계자는 "대기업에 다니면 승진 대상자가 될 때마다 다들 민감해진다"며 "타사와 비교했을 때 어려운 데다 누락되지 않기 위해 업무 틈틈이 승진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