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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 ‘세계경영’이 남긴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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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보는 대우 세계경영 (1) - ‘세계경영’은 무엇인가?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대우그룹 해체 10년여 만에 과거 역사의 주인공들이 다시 ‘대우’의 부활을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 하면서 대우의 ‘세계경영’에 대한 역사적 재조명 작업이 본격화 되고 있다.
21세기 들어 모든 기업들이 ‘글로벌’을 화두로 세계시장에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는데, 이러한 움직임은 이미 1990년대 초반 대우그룹의 ‘세계경영’에 의해 구체화 됐다는 게 대우 출신 인사들의 주장이다.

세계경영은 자본, 노동, 기술 등 제반 경영요소를 전 세계 차원에서 조합하는 전략으로서, 경영전략의 수립과 실행을 세계화(Globalization)와 경영활동의 현지화(Localization)의 조화를 통해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고 나아가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고자 하는 글로벌 경영전략이라고 정의 할 수 있다. 또한 세계경영은 당시 사회주의 경제체제의 붕괴에 따라 출현한 신흥시장에 있어서 한국기업이 선택할 수 있었던 가장 효과적인 ‘진입 및 선점(First-move) 전략’ 모델이기도 하다.

비록 대우그룹이 세계경영의 비전을 실현시킬 시간을 갖지 못하고, 진입단계를 지나 성숙단계로 접어드는 문턱에서 그룹이 무너져 역사속에 묻혀졌으나 세계경영은 한국기업의 세계화 방향을 뚜렷이 제시한 경영전략 이었으며, 신흥시장에 단시간내에 진입하고 선점할 수 있었던 효과적인 모델이었다는 것이다.
옛 대우 출신 인사들의 모임인 대우세계경영연구회는 이러한 세계경영에 대한 재평가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 15일 이상훈 전 (주)대우전무외 5명이 작성한 ‘대우 세계경영, 내용과 시사점’이라는 논문이라는 첫 결실을 맺었다. 다음의 내용은 이 논문의 내용을 요약·정리한 것이다.

◆세계경영의 추진배경= 대우그룹이 세계경영을 추진할 당시에는 국내외 시장 여건에 큰 변혁이 일어났던 시기다. 먼저 1989년 베를린 장벽이 허물어지면서 구 사회주의 경제체제가 연이어 붕괴되면서 세계경제에 엄청난 지각변동을 몰고 왔다. 반세기 동안이나 다른 체제에서 다른 원칙 아래에서 활동하던 30억명(10억명은 중국, 10억명은 인도, 10억명은 소비에트 연방)의 새로운 사람들이 그것도 한꺼번에 세계경제에 나타난 것이었다.

이는 시장 수요가 갑자기 2배 증대됐다는 기회요인이기도 했지만, 그간 별로 알려지지 않았던 시장이었기 때문에 과연 유효수요로 인식해야 할 것인지, 공급상황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측하기 어려운 위협이기도 했다.

투자에 있어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국가위험의 계측은 정보의 부족으로 매우 어려웠으며, 일반적으로 사용되던 자본주의 경제기준에 의하면 ‘위험’인 동시에 절호의 ‘기회’이기도 했다. 즉, 세계 한 쪽에서 자본주의 경제 각국 그 누구도 우선적인 지위를 점하지 못 했던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었다.

세계의 다른 반쪽인 자본주의 경제체제 내에서는 당시 우루과이라운드(UR)로 대표되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경제의 이기주의가 한창 진행되고, 이에 맞서 각 권역별로 메르코스르(MERCOSUR, 남미 4개국공동시장), 아시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 중유럽자유무역협정(CEFTA) 등 신보호무역체제가 등장했다. 블록화가 이뤄질 경우 그 지역으로의 수출에 의해 유지되던 후발 경제는 아무리 좋은 물건을 싸게 만들어도 이를 판매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어 해당 경제블록 내에 생산기지를 확보하는 것이 필수과제로 부상했다.

한편, 한국에서는 경제의 취약성 자체가 원인이 된 구조적 문제가 발생했다.

1990년대초까지 계속된 노사분규는 과도한 임금상승을 가져왔도, 기술 및 제품 개발력의 부족, 다품종 소량체제에 대한 적절한 대응 부족, 부동산 가격과 물류비용의 상승은 수출에 있어 ‘고비용 저효율’이라는 문제를 야기시켰다. 이로 인해 한국 상품은 갈수록 국제경쟁력을 잃어가고 있었다. 내수시장도 포화상태가 돼 성장속도가 현저히 둔화된 데다가 외국상품의 수입이 급증해 국내기업의 입지는 좁아질 대로 좁아지고 있었다.

그동안 수출주도형 성장 모델을 추진해 온 한국경제는 수출을 통한 성장은 한계를 보일 수 밖에 없으며, 이를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선진국들이 투자를 꺼리고 있으나 성장 잠재력은 매우 크고 경제성장에 열의가 높은 신흥시장에 진입해 시장을 선점하고 확대시키는 전략이 효과적이라는 논의가 일고 있었다.

1967년 3월 무역업체로 설립된 대우는 1975년 5월 종합무역상사로 지정받으면서 수출에 박차를 가했다. 이를 통해 대우는 1980년대 이후 한국 전체 수출의 8% 이상을 점하고 있었다. 설립 당시부터 해외지향적인 경영활동을 전개한 대우는 1990년말 현재 이미 약 80개에 이르는 해외지사에 약 600명의 주재원을 파견하고 있었으며, 이렇게 구축된 해외 네트워크를 통해 수출을 희망하는 중소 제조업체의 상품을 해외시장의 수출했다. 대우 내부에서는 이를 타사제품(수출) 비율이라고 불렀는데, 당시 대우의 타사제품 비율은 45~60%수준이었으며, 타 그룹은 10~20% 수준이었다.

국내외 시장 상황과 대우의 강력한 해외지향성 정책이 맞물리면서, 대우는 1990년부터 경영전반에 걸친 효율 극대화를 목표로 ‘관리혁명’과 함께 세계경영을 추진하게 된다.
<자료: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정리=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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