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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PO 1차전, 희비 엇갈린 불펜 싸움…두산 울고 롯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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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PO 1차전, 희비 엇갈린 불펜 싸움…두산 울고 롯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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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쑥스럽게 내민 불펜 카드. 그 승자는 롯데였고 이는 곧 승리로 연결됐다.

경기 전 두 팀 감독들은 공통된 약점에 고민했다. 그 정체는 바람 잘 날 없는 불펜. 양 팀 모두 소방관 부재라는 약점에 골치가 썩었다.
두산은 지난해 구원왕에 오른 마무리 이용찬이 지난 6일 음주운전 사고 후유증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큰 경기서 팀의 허리를 책임지던 임태훈은 잦은 등판으로 갈빗대 아래에서부터 엉덩이까지 통증에 시달린다. 나란히 홀드 1, 2위를 차지한 정재훈과 고창성이 건재했지만 집중되는 부담감을 이겨내기란 쉽지 않아 보였다.

우려는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여지없이 드러났다. 7회 마운드에 오른 정재훈은 전준우에게 홈런을 내주는 등 3개의 안타와 볼넷 1개를 허용하며 2실점으로 무너졌다. 임태훈이 투입됐지만 예상대로 모험이었다. 15개의 공을 던졌지만 아웃 카운트 한 개를 못 잡은 채 볼넷 3개를 내주며 4실점(2자책)으로 고개를 숙였다.

당초 히든카드로 여겨졌던 김승회 역시 0.2이닝동안 안타 1개를 맞으며 경기를 마무리 짓지 못하는 부진을 보였다. 6회 마운드를 넘겨받은 고창성이 1이닝동안 삼진 한 개를 솎아낸 것이 유일한 위안거리였다.
경기 뒤 두산 김경문 감독은 “경기 마지막 마운드가 허술함을 보이며 많은 점수를 내줬다”며 “두산 팬들에게 미안하다”고 밝혔다. 이어 “(임)태훈이가 나왔을 때 보았듯이 정재훈이 컨디션이 가장 좋았다”며 “승부수를 다소 일찍 냈는데 5-5 동점을 내준 게 가장 아쉽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는 제리 로이스터 감독의 호언장담대로였다. 경기 전 그는 “최근 불펜이 나아지고 있다”며 걱정을 불식시킨 바 있다. 마무리에 대한 뚜렷한 언급은 없었지만 그간 많은 선수들을 투입시키며 기반을 다졌다.

결과적으로 로이스터의 관찰력은 비교적 정확하게 맞아떨어졌다. 송승준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은 강영식이 안타 2개를 맞으며 부진했을 뿐 김사율, 허준혁, 임경완 등은 두산 타선을 무실점으로 꽁꽁 묶었다. 특히 김사율의 투구가 돋보였다. 2.2이닝동안 안타 1개만을 내주는 무실점 호투로 팀 승리의 기반을 마련했다.

올 시즌 세이브나 홀드를 10개 이상 올린 선수가 전무한 불펜. 하지만 준 플레이오프에서 허물어질 때마다 또 다른 방패를 꺼낼 수 있는 롯데의 불펜진은 1차전에서 빛을 발휘했다. SK와는 다소 다른 차원의 벌떼 불펜 운용이 2차전에서는 과연 어떤 위력을 발휘할 지 관심이 집중된다.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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