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中企간담회...상생대책 윤곽 어떻게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이명박 대통령이 8일 중소기업계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공정한 사회를 강조하면서 오는 13일로 예정된 재계총수와의 회동은 물론 앞으로 발표될 정부의 각종 대중소기업 상생대책에도 '공정(公正)'이 핵심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대기업과 정부가 이를 어떻게 해석하고 입장을 정리하느냐에 따라 전경련을 중심으로 한 대기업과 정부의 상생대책에도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정부, 납품단가, SSM, 하도급 불공정관행 개선할듯= 정부는 중소기업계가 불공정, 불합리, 불균형으로 지적해온 납품단가 조정문제와 2,3차 협력업체 지원방안, 하도급 대금지급, 대기업의 기술탈취와 기업형슈퍼마켓(SSM)에 대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손을 본다는 입장이다. 중소기업들은 원자재가격 인상분을 자동으로 반영하는 납품단가 연동제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신 도입된 것이 납품단가 조정협의 의무제. 대중소기업이 협의를 하고 문서로 이를 지키도록 서약하는 것이다. 하지만 무늬만 협의제라는 식의 지적이 이어지자 정부는 개별기업을 대신해 중소기업협동조합에 단체협상권을 위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 제도에 대해서는 납품단가나 대금결제 등과 관련한 분쟁 발생시 대기업이 협의에 응할 생각이 없거나 개선 의사가 없으면 곧바로 분쟁조정협의회를 여는 '패스트 트랙' 제도도 도입할 예정이다. 지금은 기업간 분쟁 발생시 10일내 협의해 30일내 합의하되 미합의시 분쟁조정협의회를 열어 강제조정하고 이에 응하지 않으면 공정위가 시정명령토록 하고 있다.


▲2,3차까지 대기업 책임져라..부처간에도 이견 = 단가 후려치기, 대금결제 지연 등의 피해를 입고 있는 2,3차 협력업체에 대해서는 강도높은 대책이 예상된다. 이날 대통령과의 간담회에서 30여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2,3차 협력사 대표가 참여한 것도 이 때문이다. 대통령이 재계와 회동시 직접 언급할 가능성도 높다. 정부는 대금결제 지연문제는 대기업과 1차 하도급 업체에 한해 적용되는 '60일내 하도급 대금 결제'를 1, 2차 하도급업체 또는 2차, 3차, 하도급업체 간에도 확대 적용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하지만 1차 협력사의 부당한 관행을, 대기업이 2,3차 전 협력사까지 책임지는 것이 공정한 것이냐에 대해서는 정부 내부에서도 이견이 많다. 기술 유출에 대한 처방으로는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제출하는 원가계산서에 중소기업의 특허 등 영업기술 내용을 삭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실물경제부처인 지식경제부는 기술 경쟁력이 높은 중소기업에 연구개발 지원을 크게 늘려 중견기업으로 키우고, 중소기업과 '이익을 나누는'(베네핏 셰어링) 방식으로 실질적으로 상생하는 대기업에 세제 지원 등 각종 인센티브를 줄 방침이다.


'골목상권'의 영세유통, 자영업자들이 대표적 불공정행위로 꼽고 있는 SSM규제와 관려, 여야는 두 건의 관련 규제법안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키로 합의했다. 이런 가운데 최경환 지경부 장관은 7일 망원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전통시장 주변에 한해 SSM허가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계류중인 규제법안에서는 전통시장 반경 500m이내 입점을 제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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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대책..대통령 러 방문과 재계회동 이후 나올듯 = 정부의 대중기 상생대책은 9일 전경련 회장단 회의와 13일 대통령과 재계의 회동을 거쳐 최종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당초 9월초에 대중소기업 상생방안을 마련하려고 했으나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의견을 청취한뒤 9월말에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도 "중소기업계의 요구사항을 모두 들어주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납품단가 연동제 혹은 조합 교섭권 부여 등도 상생을 강요하는 불공정이라는 부처간 이견도 많다"면서 "현재로서는 공정한 사회와 시장원리에 부합하는 안들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재계에도 "제도, 규정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대기업 총수가 서로 협조하고 함께 가는 것이 근본적 치유"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대규모 상생프로그램을 발표한 재계로서는 고민이 깊을 수 밖에 없다. 재계 관계자는 "대통령과 회동에서 또다른 보따리를 내놓기보다는 상생의 실천의지를 강조하면서 상생모니터링 강화와 주기적 이행점검 등을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2,3차 협력사에 대해서는 1차 협력사와의 계약내용이 하부까지 전달되도록 이행방안을 마련하는 대책이 담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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