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 지경부 장관에 취임한 그는 그해 12월 방위산업수출과 함께 국가 핵심 수출과제인 원자력발전소 건설프로젝트를 아랍에리미트(UAE)에 처음 수출하는데 성공했다. 또 역대 지경부 장관이라면 매일,매월 머리를 싸맸을 수출실적에 대해서는 아예 걱정하지 않아도 됐다. 작년에는 불황형 흑자(수출감소폭보다 수입감소폭이 확대되면서 얻는 흑자)를 이어가다 하반기부터 정상궤도에 올라서면서 수출,무역흑자에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올들어서는 수출입 모두 정상에 올라섰음에도 수출이 급증해 1월을 제외하고 7월까지 6개월 연속흑자를 냈다. 원전은 제 2, 3 수출이 눈앞에보이고 산업융합촉진법, 중견기업육성, 부품소재 육성 등 벌려놓은 일도 많고 챙길일도 많았다. 그런 그가 지난 8.8 개각에서 교체명단에 오르자 지경부 내부에서도 적지 않은 충격이었다.
재임당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이라크 방문을 꼽았다. 최 장관은 지난 2월 최소 1000억달러에 이르는 이라크 재건사업에 한국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25개 기관 57명과 대규모 사절단을 이끌고 갔다. 먼저 다녀왔던 한 공기업 사장이 목숨을 건 도박이라며 극구 말렸지만 목숨을 걸고 사지(死地)에서 돌아왔다.
최 장관은 가장 아쉬운 점으로는 대중소기업 상생 문제를 마무리하지 못한 점이라고 한다. 그는 "연초부터 상생을 강조해 왔다"며 "경제가 풀리면서 형편이 나아지면 돈을 풀어야지, 대기업이 오히려 밑을 더 쪼더라. 내가 강조한 것은 한마디로 쪼인 것을 그만 풀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납품단가 문제에 대해선 "정책위 시절에 3자가 문제를 제기할 수 있게 법을 바꿔놨는데, 내가 나오자마자 그 부분만 쏙 빼놓고 통과가 됐다"며 "저항세력이 그만큼 많다는 것이고, 이번에도 제대로 될 지 의문이다. 내가 있었으면 밀어붙였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지경부 현안 중 임시투자세액공제에 대해서는 유지 후 단계적 폐지를, 전력산업 구조개편에 대해서는 경쟁지향으로 가야한다는 기존 입장을 확인했다. 뿌리산업의 인력난을 해소해줄 산업기능요원(2012년말 종료)제도 연장에 대해서는 국방부와 원칙적 합의를 이뤘으나 세부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후임 이재훈 장관 내정자의 공으로 돌린 것이다.
한편 친박(친박근혜)출신인 최 장관은 박근혜 전 대표와 최근 전화통화에서 "고생했다. 잘하고 나와서 자랑스럽다"는 덕담을 들었다고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고별 만찬에서 "일하는 게 꼭 내 마음에 든다. 일하는 사람은 최경환 밖에 없더라"라는 칭찬을 5번이나 연이어 해서, 주변에 미안한 마음까지 들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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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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