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운좋은 장관이라던 최경환 "짧고 굵게하다 간다"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스스로 운과 복이 많은 장관이라고 했던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이 퇴임을 앞둔 12일 "짧고 굵게하고 간다"는 소회를 밝혔다.

작년 9월 지경부 장관에 취임한 그는 그해 12월 방위산업수출과 함께 국가 핵심 수출과제인 원자력발전소 건설프로젝트를 아랍에리미트(UAE)에 처음 수출하는데 성공했다. 또 역대 지경부 장관이라면 매일,매월 머리를 싸맸을 수출실적에 대해서는 아예 걱정하지 않아도 됐다. 작년에는 불황형 흑자(수출감소폭보다 수입감소폭이 확대되면서 얻는 흑자)를 이어가다 하반기부터 정상궤도에 올라서면서 수출,무역흑자에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올들어서는 수출입 모두 정상에 올라섰음에도 수출이 급증해 1월을 제외하고 7월까지 6개월 연속흑자를 냈다. 원전은 제 2, 3 수출이 눈앞에보이고 산업융합촉진법, 중견기업육성, 부품소재 육성 등 벌려놓은 일도 많고 챙길일도 많았다. 그런 그가 지난 8.8 개각에서 교체명단에 오르자 지경부 내부에서도 적지 않은 충격이었다.
최 장관은 이날 과천 인근에서 기자들과 오찬을 가진 자리에서 짧고 굵게라고 평가하면서 "정치권 출신이 눈치 없이 너무 오래하는 것도 좋지 않다. 좋은 때에 떠나는 것 같다"며 시원섭섭한 심경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사석에서도 연말까지는 장관직을 하겠다고 했으나 갑작스레 교체된 대해 "당일(8일) 오전 10시에 임태희 대통령비서실장과 통화했다. 그 전에는 전혀 몰랐다"했다. 그는 지난 4년간 쉬지 못해 장관직에서 물러나면 최소한 6개월은 쉬겠다고 했다. 장관하면서 한번도 못한 골프도 치겠다고 했다.

재임당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이라크 방문을 꼽았다. 최 장관은 지난 2월 최소 1000억달러에 이르는 이라크 재건사업에 한국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25개 기관 57명과 대규모 사절단을 이끌고 갔다. 먼저 다녀왔던 한 공기업 사장이 목숨을 건 도박이라며 극구 말렸지만 목숨을 걸고 사지(死地)에서 돌아왔다.

최 장관은 가장 아쉬운 점으로는 대중소기업 상생 문제를 마무리하지 못한 점이라고 한다. 그는 "연초부터 상생을 강조해 왔다"며 "경제가 풀리면서 형편이 나아지면 돈을 풀어야지, 대기업이 오히려 밑을 더 쪼더라. 내가 강조한 것은 한마디로 쪼인 것을 그만 풀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납품단가 문제에 대해선 "정책위 시절에 3자가 문제를 제기할 수 있게 법을 바꿔놨는데, 내가 나오자마자 그 부분만 쏙 빼놓고 통과가 됐다"며 "저항세력이 그만큼 많다는 것이고, 이번에도 제대로 될 지 의문이다. 내가 있었으면 밀어붙였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지경부 현안 중 임시투자세액공제에 대해서는 유지 후 단계적 폐지를, 전력산업 구조개편에 대해서는 경쟁지향으로 가야한다는 기존 입장을 확인했다. 뿌리산업의 인력난을 해소해줄 산업기능요원(2012년말 종료)제도 연장에 대해서는 국방부와 원칙적 합의를 이뤘으나 세부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후임 이재훈 장관 내정자의 공으로 돌린 것이다.
정치적 현안에 대해서는 내각제에 반대입장을 분명히했다. "우리나라는 내각제 하면 큰일난다. 나라 망한다"며 "여당 원내대표가 6개월마다 한 번씩 바뀌는데, 내각제하면 수상이 6개월마다 바뀌는 것이다. 우리 같은 상황에서는 대통령제가 맞다"고도 했다.

한편 친박(친박근혜)출신인 최 장관은 박근혜 전 대표와 최근 전화통화에서 "고생했다. 잘하고 나와서 자랑스럽다"는 덕담을 들었다고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고별 만찬에서 "일하는 게 꼭 내 마음에 든다. 일하는 사람은 최경환 밖에 없더라"라는 칭찬을 5번이나 연이어 해서, 주변에 미안한 마음까지 들었다고 한다.



이경호 기자 gungho@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하이브-민희진 갈등에도…'컴백' 뉴진스 새 앨범 재킷 공개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국내이슈

  • 때리고 던지고 휘두르고…난민 12명 뉴욕 한복판서 집단 난투극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해외이슈

  • [포토] '벌써 여름?'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포토PICK

  • 신형 GV70 내달 출시…부분변경 디자인 공개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