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추세는 디플레, 디플레 이후 인플레는 필연적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향후 글로벌 경기 상황은 어느 쪽일까. 디플레이션에 빠질 것인가 아니면 정반대로 인플레이션을 겪게 될 것인가.
현재 시장의 화두인 인플레-디플레 논쟁에 대해 새로운 예측이 나왔다. 우선 디플레에 빠진 뒤 인플레를 겪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제임스 샤프트 로이터통신 칼럼니스트는 "전세계가 한 목소리로 긴축을 외치는 현 상황을 보면 지구촌이 디플레이션을 향한 길 위에 서 있다는 사실이 자명하다"면서 "디플레이션이 온 후 중앙은행이 양적완화 조치를 취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인플레이션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요 국가들이 가까운 시일 내에 나란히 디플레이션을 맞게 되리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정부는 막대한 부채를 해소하기는커녕 오히려 부채를 더 늘려왔고, 부채를 해소하라는 강한 압박이 기업과 가계에서 국가로까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1937년 미국, 1997년 일본처럼 각국 정부의 예산 축소 움직임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그리스, 아일랜드, 스페인이 긴축정책을 실시했고 독일과 영국도 긴축계획을 발표했다. 호주, 인도, 브라질, 캐나다 등은 최근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이런 상황에서 은행과 정부가 수요를 끌어올리려는 의지와 능력이 없다면 물가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화폐가치가 커지면 더욱 늘어날 부채를 탕감하기 위해 가계와 기업은 소비를 위축시키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다.


이로 인해 물가가 떨어지기 시작하면 가격이 더 떨어질 때까지 소비는 더욱 미뤄지게 되고 이는 곧 수요감소와 가격하락으로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악순환이 다른 외부요인 없이도 스스로 진행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물론 정부가 임의로 돈을 찍어낼 수만 있다면 이론적으로 디플레이션을 해결하기는 쉽다. 버냉키가 했던 것처럼 중앙은행이 헬리콥터로 돈을 뿌리기만 하면 된다. 간단하고 효과도 볼 수 있지만 문제도 존재한다.


하지만 디플레이션만 딱 멈추고 심한 인플레이션을 유발시키지 않을 정도의 돈을 찍어내기란 결코 쉽지 않다. 이는 역사적으로 양적완화 정책이 문제를 일으켜온 이유이기도 하다.


디플레이션을 해소하려는 미 정부의 움직임이 최근 주춤하고 있는 것이 오히려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높여준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주택시장 활성화를 위한 지원책 개발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이 이유로 지적된다. 2008년 금융위기의 시작이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문제였기 때문에 Fed가 주택시장 활성화 방안에 대해 의회의 눈치를 보고 몸을 사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영국 통화정책위원회 멤버이며 일본 디플레이션 문제 전문가인 아담 포젠은 선 디플레이션, 후 인플레이션 이론에 대해 대체로 동의했다. 그는 "영국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치를 초과하고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이것이 위기 때 극단적인 유동성 확대정책을 펼친 결과"라고 결론지었다.


디플레이션을 피하기 위한 정책이 성공할 경우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치솟게 한다는 의미다. 그는 "영국이 현재 약한 회복세에 접어들었는데, 경기회복과 전면적인 디플레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잡고 있다"고 묘사했다.


만약 유럽 은행이 부실화되기 시작한다면 국가신용등급이 추락하는 것을 막아내기 위한 대형 양적완화 정책 실시를 피할 수 없다. 디플레이션 이후 우리가 필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겪게 된다는 얘기다.


문제는 그 인플레이션이 언제 멈출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디플레이션이 닥쳐올 시기에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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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디플레이션의 위협을 알고 있다. 하지만 디플레이션이 앞으로 다가올 인플레이션의 씨앗을 잉태하고 있다고 점은 소수의 사람들만 인지하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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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기자 j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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