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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공사, 원안대로 빨리 이뤄져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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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안 발표 후 릴레이 단식투쟁 나섰던 연기주민 류재희 씨의 ‘희망가’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마음 고생한 거, 몸 고생한 거 이루 다 말할 수 없지요. 일단은 기분이 참 좋네요.”

대전에서 살다 충남 연기의 한 군인에게 시집 가 시부모를 모시고 아들 둘을 키워낸 류재희(60·여)씨. ‘세종시 수정안’이 국회에서 부결됐다는 소식에 주름진 얼굴이 환하게 펴졌다.
“일단은 기분이 좋아요. 주위에서 걱정하는 분들이 너무 많았어요. 자식들이 몇 푼 보상 받은 것 때문에 싸우고, 땅 값만 왕창 올려놓고 어르신들이 고생을 참 많이 했어요. 젊은 사람들도 그렇지만…. 어찌됐던 기분이 나쁘진 않네요.”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발표가 나오자 연기군민들이 연기군청에서 릴레이단식투쟁에 나섰을 때 류씨는 두 번이나 나갔다. 여성계 대표로 동참했고 사회단체에서 단식할 때도 함께 했다.

지금은 다른 이에게 회장 자리를 넘겨줬지만 그는 30년 넘게 마을에서 생활개선회장을 맡아 어려운 이웃을 돌봤다. 새 농사기술이 나오면 이를 전하고 가르치는 일을 도맡았다.
“이명박 대통령이 세종시에 와서 우리 이야기를 들어봐야 해요”

농촌지도소가 기술센터로 바뀌면서 생활개선회도 바빠졌다. 기술센터가 벼농사보다 복숭아나무를 심거나 감자 등 다른 작물을 심는 게 수익이 더 나온다고 안내하면서 새 농업기술을 배워 전해야했기 때문이다.

그는 “30년 넘게 이 일을 하면서 시골의 어려운 점을 많이 알아요. 중국 것을 들여오면서 농사가 수지타산이 안 맞아요. 그래도 농사꾼이 농사를 지어야지 뭘 하겠어요.”

그러나 세종시 건설이 이뤄지면서 연기지역의 많은 사람들이 후유증을 앓고 있다며 그곳 분위기를 전했다.

“보상 몇 푼 받은 건 자식들이 와서 달라고 하고, 땅 보상받은 어느 어르신 부부는 공공근로 나가고 있어요. 그런 거 보면 마음이 걸리고…. 차라리 모든 것을 다 없었던 일로 하고 농사만 지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그는 “피 땀 흘려 논 밭 일을 하면 수입농산물이 들어오지, 쌀값도 싸서 한 말로는 부조도 못해요. 3만원 이상 하려면 두 말 넘게 내야지, 살기가 어렵지요. 땅값만 잔뜩 올려놔 없는 사람들 세금을 많이 내라고 하니 그게 어디서 나와요. 대통령이 여기 와서 세종시가 어떻게 돌아가나 우리들 이야기를 들어줬으면 좋겠습니다”고 말했다.

매일 7~8명 릴레이 단식해

그는 ‘세종시 원안’ 주장을 위해 했던 ‘릴레이 단식’ 때를 떠올렸다.

“연기군민들이 다 나셨죠. 매일 7~8명씩 했으니까 한 집에 한명씩은 나온 셈이죠. ‘세종시 원안’대로 해 달라고 대통령한테 말하는 거고, 다른 국민들에게도 싸우고 있다고 호소하는 무언의 소리를 지른 겁니다. 그래서 수정안이 폐지된 거 아니겠어요.”

그는 ‘세종시 수정안’이 발표되던 1년 전엔 ‘마른하늘에 날벼락’이었지만 며칠 전 국회부결은 “사필귀정”이라는 말로 결론지었다.

“이제 바람이라면 (수정안이) 부결됐으니까 세종시 공사가 원안대로 빨리 이뤄져야죠. 집값, 땅값이 더 오르면 안 되고···. 어려운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살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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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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