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쌀 재고량이 늘어나고, 쌀값 하락이 가파르지 떨어면서 내년을 기점으로 한 쌀에 대한 조기관세화 도입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관세화 유예기간 동안 해외산 쌀의 의무수입물량이 국내 쌀 수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에 농민단체들도 대부분 동의하면서 쌀 시장 개방을 위한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어, 올 8월말까지 극적인 합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벼 예상 재배면적은 지난해 대비 2만ha 감소한 90만 ha 수준으로 올해 생산량(추정치)는 452만톤(평년작)에서 474만톤(풍작)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는 올해 수요량(438만톤) 대비 최소 14만에서 최대 36만톤이 남게 될 전망이다. 재고쌀도 128만 톤이나 남아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쌀값은 13만4564원(80kg)으로 수확기 대비 5.8% 떨어졌고,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하면 무려 16.3%나 하락했다. 이는 전국의 미곡처리장들이 지난해 남겨둔 쌀의 물량이 많이 가격하락을 우려해 보유한 재고 쌀을 값싸게 방출했고, 국민 1인당 쌀 소비량도 점차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1인당 쌀 소비량은 2004년 82㎏에서 2008년 75.8㎏으로 줄었다.


중요한 것은 이처럼 재고 쌀은 넘쳐나고, 소비량을 감소하면서 쌀 값하락은 지속되고 있는데, 여기에 해외에서 32만여톤을 의무물량도 들여와야 하니 엎친 데 덮친 격 쌀값이 폭락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에 따라 지난 2004년 쌀 관세화 유예 연장협상을 통해 관세화를 오는 2014년까지 유예했으나, 의무수입물량 증가 및 쌀 소비량 감소 등 국내 수급여건 변화에 따라 조기 관세화의 필요성이 그동안 반대의 입장을 표명했던 농민단체들까지 나오고 있다. 즉 쌀 시장을 개방하지 않는 대신 매년 의무적으로 쌀 수입량을 늘려야하는 현행 제도 대신에 ‘높은 관세를 적용하는 시장개방’을 선택하자는 논의가 다시 거론되고 있다.


이에 따라 쌀 조기 관세화를 논의할 농민단체들의 협의기구인 농어업선진화위원회 쌀 특별분과위원회는 조만간 토론회를 개최키로 했다. 조기 관세화의 득실에 대해 '끝장 토론'을 벌여 논의 참가자들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논의 결과에 따라 정부는 오는 8월까지 합의를 하고 9월 말까지는 최종 관세화를 확정 짓을 방침이다. 이처럼 정부가 구체적은 일정까지 못을 받는데는 내년부터 관세화를 시행하지 않으면 실익이 크게 감소한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올해 의무적으로 수입해야하는 쌀의 최소시장접근(MMA) 물량이 32만여t인데 이는 매년 2만여t씩 증가해 2014년이면 40만8700t으로 정점에 달하게 된다. MMA 물량은 시장 개방(관세화)을 하는 시점부터 동결되면서, 해외 쌀 수입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정부는 조기관세화 논의와는 별도를 시장에 유통되고 있는 물량 중 잉여물량 20만 톤을 총 3416억원을 투입해 경리하고, 유통업체들의 무분별한 가격할인 판매 자제 등 요청할 계획이다.


또한 일부 미곡종합처리장이 생산원가를 낮추기 위해 싸라기 등이 포함된 저가미 유통물량 증가를 막기 위한 표시점검을 대폭 강화할 예정이다.


아울러 적정 벼 재배면적 유지를 통한 공급량을 조절하기 위해 논에 벼 이외의 타작목인 콩, 옥수수 등을 재배할 경우, 1ha당 300만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쌀 공급량을 줄이는 노력과 동시에 쌀 사용량을 늘리기 위한 대안으로 쌀 가공산업의 활성화에도 경주할 방침이다. 쌀국수, 쌀자장, 쌀 고추장, 쌀 빵, 쌀 막걸리 등 소비자 기호에 맞는 다양한 쌀 가공제품 출시를 독려하고, 공공기관의 쌀 제품 사용을 확대키로 했다.


또한 쌀 가공시설에 대해 1개소 당 최대 50억원의 투자시설비를 지원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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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 기자 bob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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