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외국인 전담 교도소 문 열어

[아시아경제 박현준 기자] 건조대에 걸린 하늘색ㆍ분홍색 등 색색깔의 수건과 속옷. 사주팔자 책과 대본소 무협지 등 차곡차곡 쌓여 있는 책들. 햇빛에 반사돼 반짝이는 브라운관 TV.


23일 세계 최초로 천안에서 문을 연 외국인 전담 교도소(옛 천안교도소)의 수용실 풍경이다. 이곳은 지난해 까지만 해도 소년범들을 수감했지만, 이날부터 외국인 전담 교도소로 새롭게 태어났다.

대지면적 41만3257㎡ 규모에 49개 건물이 들어서 있는 이 교도소의 수용 정원은 1230명으로 현재는 854명이 수감돼 있다.


이중 591명이 외국인.27개국에서 온 범죄자나 범죄혐의자들은 대부분 살인과 강도, 횡령과 사기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고 한다.

교도소 측은 수형시설의 특성에 맞게 여러 공간들을 새단장했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곳이 '다문화센터'. 개청 이후 소년 수형자들이 게임을 하며 생활하던 '문화의 집'을 전통문화 체험장, 특별활동실, DVD 상영관 등 다양한 활동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이곳에서 외국인 수형자들은 한국어는 물론, 한복 입는 법과 국악 등을 배울 수 있고, 심지어 자국어로 녹화된 방송을 볼 수도 있는 등 곳곳에 외국인 수형자들에 대한 '배려'가 엿보였다.


식사 메뉴도 한식과 외국인식 등 두 종류다. 이날 외국인 수형자를 위한 저녁은 햄버거빵ㆍ야채 샐러드ㆍ우유ㆍ딸기쨈 등으로 이른바 '군데리아' 식단이었고, 한국인 수형자는 된장찌개ㆍ야채샐러드ㆍ깐마늘장아찌ㆍ김치 등으로 대조를 이뤘다.


하루밥값은 외국인 4260원, 내국인 3440원으로 차이가 났다. 교도소 관계자는 "빵의 주원료인 밀가루 가격이 높아 외국인 수형자의 식대가 더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선반에 줄을 맞춰 진열돼 있는 화장품과 음료수, 바닥에 깔려 있는 카키색 매트리스, 연두색 철문은 외국인 전담 교도소 역시 엄격한 수형시설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자국 수형자를 면담한 허잉(何潁) 주한 중국 총영사는 "대부분 보이스 피싱으로 잡힌 재소자들로 범죄에 대해 후회하고 있었다"면서 "이 곳에서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중국으로 돌아가고 싶어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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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외국인 전담 교도소 개청은 국내 외국인 수가 120만명에 이르면서 외국인 범죄가 증가한데 따른 것으로, 2010년 2월 현재 전국 교정시설에 수용된 외국인 수형자은 총 42개국, 1504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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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박현준 기자 hjunpar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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