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이병헌은 변화에 겁 먹지 않는 배우다. 느와르 '달콤한 인생'에서 멜로 '그해 여름'을 거쳐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 '지.아이.조-전쟁의 서막', '나는 비와 함께 간다'까지 이병헌은 상업적인 계산은 배제한 채 어디로 튈지 모르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한 해는 특별했다. 한 해 한 작품을 소화해온 이병헌이 지난해 1년 동안 드라마 '아이리스'를 포함, '좋은 놈, 나쁜놈, 이상한놈', '지. 아이. 조- 전쟁의 서막', '나는 비와 함께 간다' 등 다른 색깔의 네 작품을 연기한 것이다.
이병헌이 프랑스 예술 영화에 도전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호기심 때문이었다. 한국 영화감독이라면 이병헌이란 배우에 대한 고정화된 이미지가 있을 터.
"영화계 거장과 함께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죠. 예술 영화만을 연출하고 다른 문화와 환경에서 자라온 감독이 저에 대한 고정관념이 없는 상태에서 나를 재료로 해서 어떤 새로운 음식이 탄생시킬까라는 호기심이 컸어요. 어쨌든 한국 감독이라면 이병헌이라는 이미지가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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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은 '지.아이.조-전쟁의 서막' 홍보 차 내한한 시에나 밀러가 그와 함께 일하는 게 무척 즐거웠다고 말했을 만큼 국적과 관계없이 출연 배우들과 스스럼없이 지낸다. 이번 작품에도 그는 조시 하트넷과 기무라 타쿠야와 완벽한 호흡을 맞추고 왔다.
"이번 영화가 첫 해외 프로젝트였어요. 무엇인가를 상상할 수가 없었죠. 적응할 수 있을까 하는 근심 반 설렘 반이었어요. 조시 하트넷은 사람을 자연스럽게 대했어요. 상대방의 긴장을 풀어주는 재주가 있어요. 소탈하고 스타의식 없는 배우였죠. 홍콩 촬영에 처음 왔을 때도 혼자 배낭매고 왔었다니까요.(웃음)"
기무라 타쿠야 역시 영화 '히어로'에서 호흡을 맞춘 적 있어 더 돈독한 정을 쌓을 수 있었다.
"기무라 타쿠야는 낯을 살짝 가리는 편이에요. 그래도 '히어로'에서 함께 출연했던 연이 있어 친구처럼 지냈죠. 부산 국제 영화제에도 참석하기로 약속도 했어요."
트란 안 홍 감독과의 호흡도 환상적이었다. 트란 안홍 감독은 촬영하면서 배우와 끊임없이 대화를 시도한다. 특히 박찬욱 감독이 '꼬치꼬치'라는 별명을 붙여 줄 정도로 감독과 대화하는 것을 좋아하는 이병헌에게 트란 안홍 감독은 최고의 감독이었다. 트란 안 홍 감독이 그에게 항상 지시한 것은 눈빛연기였다.
"트란 안 홍 감독이 나에게 많이 지시내린 것은 눈빛 연기였어요. 악역이고 대사가 별로 없어요. '지.아이.조' 정도? 그렇기 때문에 표정연기가 대부분이에요. 수동포는 무표정하게 있어도 그 속에서 기쁨과 분노, 흥분과 패닉의 느낌이 고스란히 나와야 하죠. 쉬울 것 같지만 어렵거든요."
이병헌은 이번 수동포란 인물에 애정을 표했다. 다른 작품보다도 이 캐릭터는 연민이 많이 생긴다는 것. 이병헌은 서동포를 연기하면서 안의 떨림을 느꼈다고 했다. 수동포는 처음부터 끝까지 대부분 무표정의 모습을 보여준다.
"관객들이 수동포를 보면서 '어떤 일이 벌어질 것 같아'란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영화 안에서 그런 느낌이 어느 정도는 표현된 것 같아요. 배우가 보여줄 수 있는 내면의 에너지죠."
이병헌은 이제 한류스타보다 할리우드 스타라는 수식어가 더 잘 어울린다. 끊임없이 작품에 출연하고 있는 이병헌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일까.
"월드스타 수식어를 간혹 보면 손발이 오그라드는 느낌이에요.(웃음) 다음에 어떤 작품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어요. 이 영화를 선택하게 될 줄은 저도 몰랐죠. 1,2년 동안 극과 극인 작품을 하고 나니 이전보다 많이 풍요로워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인생은 모르는 것 같아요. 갑자기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으면 설레며 기다리게 되요. 계획하지 않는 것. 그게 저의 삶의 방식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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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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