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트비아로부터 시작된 금융대란이 유럽 은행들까지 확산되고 있다. 발틱3국에 투자 비중이 높은 스웨덴이 은행들의 부분 국유화를 준비하고 있는 등 유럽발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는 양상이다.
라트비아는 지난 3일 1000억달러 규모 단기 국채 입찰에 실패하자 외채 해결에 위해 평가절하정책을 검토하고 있다. 라트비아가 평가절하를 실시할 경우 총 750억달러를 발틱3국에 대출하고 있는 스웨덴 은행들은 투자 가치 급락으로 큰 손실을 입게 된다. 이에 라트비아에 대한 대출 비율이 12~16%에 이르는 SEB와 스웨드 은행의 주가는 15%이상 급락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스웨덴 재무장관 안데르스 버그는 더 문제가 커지기 전 위기에 처한 은행들 지분을 인수할 것이라며 부분 국유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만약 은행이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된다면 스웨덴 경제가 그 후폭풍을 그대로 맞게 될 것”이라며 “부실은행들에 미연에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라트비아의 상황이 점점 악화되면서 위기감은 증폭되고 있다. 전날 라트비아의 오버나이트 금리는 140%까지 치솟았고 국채 매각이 실패했다는 소식에 국가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크레디트 디폴트 스와프(CDS) 프리미엄도 750%나 급등했다. 이에 유로화에 대해 자국 통화를 페그(peg)시키는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의 발틱 3국들이 고정환율제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만약 이들이 유로화에 대한 페그제를 포기할 경우 유럽 은행등 외국인 투자자들이 받는 타격은 크다. 예로 아르헨티나가 지난 2001년 달러 페그제를 포기했을 때 해외 투자액의 70%가 증발해버린 예가 있다.
BH2 리서치 사미르 페텔은 “유로화 대한 페그제는 라트비아 금융시장을 질식 상태로 몰고 있다”며 “고정환율제가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평가절하가 실시된다 하더라도 절하폭은 50%에 달할 것으로 추정돼 유럽 은행들의 대규모 손실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스웨덴 은행들의 위기가 발틱3국에 총 1조6000억달러의 자금을 대여하고 있는 유럽금융계의 대란을 예고하는 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 그러나 문제는 스웨덴보다 발틱 3국에 대출 비중이 큰 유럽 국가들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스웨덴의 투자액은 국내총생산(GDP)의 22%를 차지하는데 비해 오스트리아는 발틱 3국과 중앙 유럽에 GDP의 70%에 달하는 금액을 대출하고 있다.
덴마크의 단스케은행은 발틱3국발 위기가 심화될 경우 오스트리아와 스웨덴은 각각 GDP의 11%, 6%에 달하는 손실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벨기에, 네델란드도 각각 3.6%, 2.3%의 GDP 손실이 예상됐다, 라스 크리스텐슨 수석 애널리스트는 ”아무도 지난해 아이슬란드 사태가 헝가리를 위기에 몰지 몰랐다“며 ”위기 확산 정도가 심각해 금융위기의 재점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보경 기자 pobo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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