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열반에 든 '라마 툽텐 예셰'의 환생으로 판명된 '라마 텐진 오셀 린포체'(속명 오셀 이타 토레스·24)가 티베트 불교 법도를 부인하고 나서 티베트 불교계가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온라인판에 따르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사는 토레스는 경건한 수도생활 대신 장발에 헐렁한 바지 차림으로 불세출의 기타리스트인 지미 헨드릭스를 떠받들곤 한다.

토레스는 TV·축구·여자를 멀리 해야 했던 '젊음의 비극'에 대해 토로하기도 했다. 영화도 금기였다. 그가 볼 수 있었던 영화는 에디 머피 주연의 '골든 차일드' 뿐이었다.

'골든 차일드'는 세계를 악의 힘으로부터 구해내는 어린 라마에 관한 이야기다. 하지만 정작 토레스는 자신을 "골든 차일드와 동일시해본 적이 없다"고 털어놓았다.

현재 마드리드에서 영화를 공부하고 있는 토레스는 그 동안 "가족과 떨어져 중세 환경에서 살며 크나큰 고통까지 겪었다"고 말했다.

토레스는 18세가 될 때까지 연인들의 키스하는 모습조차 본 적이 없다. 난생 처음 찾은 디스코 클럽은 충격 그 자체였다.

그는 "모든 이가 뒤엉켜 춤추는 모습이 놀라웠다"며 "도대체 담배 연기 가득한 닭장 같은 곳에서 서로 뒤엉켜 날뛰며 뭘 하는지 의아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토레스는 스페인 일간 엘문도와 가진 회견에서 그 동안 라마 텐진 오셀 린포체로 살았던 삶을 '거짓'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티베트 불교도들로부터 라마 텐진 오셀 린포체로 추앙 받고 있다.

라마 툽텐 예셰는 1984년 3월 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소재 시더스사이나이 병원에서 열반에 들었다. 그의 환생 기간 중 스페인에서 토레스가 태어났다. 한 티베트 승려가 태어난 지 5개월밖에 안 된 토레스를 보고 라마 예셰의 환생으로 지목했다.

1986년 토레스의 부모는 14개월 된 아이를 데리고 인도 다람살라에 망명 중인 달라이 라마에게 갔다. 이후 여러 테스트를 거쳐 토레스가 라마 예셰의 환생으로 판명됐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