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철강업계에서 40년간 지속되던 벤치마크(기준가격) 제도가 붕괴될 위험에 처했다. 중국 철강업체들이 기존 시장가격보다 40~50% 낮은 큰 폭의 인하를 요구하고 있어 가격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3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은 호주 광산업체 리오 틴토가 한국 및 일본 철강업체들과 합의한 철광석 가격을 더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합의한 가격을 받아들이지 않을 태세다. 세계 2위 광산업체인 리오 틴토는 지난주 일본 및 한국 기업들과 철광석 가격을 33% 인하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중국철강협회(Cisa)는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을 통해 “이번 협상 가격은 철강업체와 광산업체 모두에게 유리하지 않다”며 “중국은 이번 가격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리오 틴토가 가격 인하를 발표하자 중국의 철강업체들은 이미 불만을 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Cisa의 성명은 중국이 공식적으로 첫 반대의사를 나타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이로써 바오스틸로 대표되는 중국 철강업체들이 현 합의 가격에 반기를 들고 있어 지난 40년간 이어오던 철강업계의 기준 가격제도가 위기에 봉착할 전망이다.

철광석 공급 가격은 보통 메이저 광산업체와 특정 철강업체가 합의한 가격을 다른 광선업체와 철강업체들도 따르는 기준 가격 방식으로 이루어져 왔다.

Cisa는 “리오 틴토의 가격인하는 국제철광석 시장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반영하지 못한다”며 “이는 중국 철강업체들의 전반적인 손실을 야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협상기한이 6월30일로 예정돼있어 기준 가격을 설정할 수 있는 시간은 아직 4주 남아있다. 그러나 시한까지 가격이 합의되지 않으면 가격은 시장 상황에 의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 광산업체들은 중국이 현 가격의 50% 이상 인하해 달라고 요구하자 시장가격 이하로 기준가격을 설정하지 않겠다고 중국에게 경고한 바 있다.

이번 중국의 반기가 기존 가격 책정 시스템을 붕괴시킬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그러나 협상 시한이 다가오면서 많은 전문가들은 올해로 철광석 벤치마크 제도가 막을 내릴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사회간접자본(SOC)사업과 공공사업에 돈을 쏟아 붓는 경기부양책 덕이 중국이 세계 철광석 수요의 반을 차지하게 되면서 중국의 영향력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김보경 기자 pobo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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