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모르는 세계1위..비결은?

일반인들은 모른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남 모르게 세계시장을 지배하는 기업들이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7일 이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세계 정상의 경쟁력을 자랑하는 중소기업들이 갖춘 비결을 소개하는 '사례로 보는 한국형 히든챔피언' 보고서를 펴냈다.

'히든 챔피언'이라는 용어는 독일의 석학 헤르만 지몬이 '히든 챔피언'이라는 저서에서 지칭한 표현으로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전 세계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기업들을 지칭한 말이다.

상의는 국내의 히든 챔피언 기업들은 ▲창조적 기술(Creative Technology), ▲집중화(Concentration) ▲CEO의 솔선수범 등 3가지의 독특한 유전자를 갖추고 있다고 소개했다.

DVR 전문 벤처기업인 ㈜아이디스는 1997년 창업한 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되는 흐름에 맞춰 영상저장장치를 디지털로 전환한 DVR 개발에 성공했다.

매년 매

출액의 10%이상을 R&D에 투자하고 있으며 GE, 소니, 마쯔시다, BOSCH 등 쟁쟁한 글로벌 기업들을 누르고 DVR업계 세계 1위로 올라설 정도로 세계적인 기술을 인정받고

있다.

김영달 아이디스 사장은“전체 직원의 45% 정도가 연구개발인력이며 석·박사학위를 가진 연구원이 45%에 이를 정도로 우수한 인력이 있기에 가능하다"고 말했다.


수십년간 한우물을 파며 기술력을 키워온 기업들 역시 세계시장을 석권하며 소리없는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가정용·사무용 금고를 제작하는 선일금고제작㈜는 1973년 설립되어 36년간 오직 금고만 연구·개발해온 금고전문기업으로 매출액의 80%이상을 전 세계 80여 국가에 대

한 수출에서 올리고 있다.

창업자인 고 김용호 회장은 36년전 고물상에서 산 고장난 금고를 해체하고 조립하기를 수십 번씩 반복하여 기술을 배웠으며 심지어 독일과 일본의 금고회사까지 찾아가 하루에 햄버거 하나로 끼니를 때우며 선진기술을 익혀 선일금고의 터전을 쌓는 등 평생을 금고에만 바쳤다.

2005년 작고한 남편을 이어 경영일선에 뛰어든 김영숙 사장은 “36년간 축적된 기술력으로 금고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업이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수년 전부

터 끊임없는 디자인 개발을 통해 금고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노력을 해왔다"고 말했다.

초정밀 파스너(fastener) 제작기업인 ㈜서울금속은 1981년 설립 후 28년간 한눈 팔지 않고 초정밀 파스너 한 우물만 파온 기업이다. 그 결과 나사가공기술을 국내 처

음으로 냉간단조 공법을 적용한 전조기술로 바꾸어 제품의 국산화에 성공하였으며, 특허 등 산업재산권을 24건이나 보유하고 있다. 현재 삼성, LG, 소니, 파나소닉 등

국내외 유명 대기업 제품에 서울금속 파스너가 들어가지 않은 곳이 없다.

히든 챔피언이 되기 위해서는 CEO의 앞선 행동력이 중요하다.

건설기계 어태치먼트(Attachment)를 생산하는 대모엔지니어링㈜은 1989년 설립돼 전 세계 40여 개국에 판매망을 확보하고 있으며, 매출액의 65%를 수출하고 있다.

대모엔지니어링은 국내외 시장에서 품질을 인정받아 2003년 매출이 1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승승장구했으나 2004년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경쟁력이 저하되는 문제에 직면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CEO가 직접 나서 경영진과 직원이 손을 맞잡고 ‘단계별 경영혁신 프로그램’을 실시, 생산성 2.7배 향상, 실패비용 79.3% 절감, 3년간 매출액 평균 30%이상 증가 등 기대이상의 효과를 거뒀다.


수술봉합사·치과재료를 만드는 ㈜메타바이오메드는 1990년에 설립된 이후 해외진출에 주력하여 전 세계 90여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매출의 95%를 해외시장에서 거두고

있다.

미국에 현지법인 MetaBiomed Inc.를 설립하고 치과용 재료를 생산해 현지시장을 공략한 결과, 치과용 근관충전기 시장에서 전 세계 1위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

다.

오석송 ㈜메타바이오메드 사장은 “초창기 국제 전시회에 참가하여 화장실 가는 시간도 아까워 물도 마시지 않고 부스를 지킨 적도 있다”며 “지금도 1년 365일 가운데 적어도 100일은 해외에서 보낸다”고 말했다.

김정민 기자 jmki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