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증시전망] 사상누각(沙上樓閣)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과도한 낙관론은 피해야..밸류에이션 부담 지나치게 높아

뉴욕증시가 2% 이상 강한 반등을 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경기침체의 완화 조짐이 보이고 있다는 긍정적인 발언을 한 덕분이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경기회복에 더욱 강한 믿음을 갖게 됐고, 시장을 짓눌렀던 돼지인플루엔자(SI), 스트레스테스트 발표를 앞둔 금융주의 불안감, GM 등 자동차업계 회생 여부 등의 우려감을 말끔히 씻어냈다.

전날 우리 시장도 3%에 가까운 반등에 성공했다.
미 FOMC 결과를 미리 알고 있었던 것도 아니고 이렇다할 호재도 없었지만, 시장에 확산됐던 우려감들은 한순간에 사라졌다.
외국인과 기관, 프로그램 순매수까지 가세하며 시장을 지지했는데 이들이 순식간에 '사자'로 돌아설만한 이벤트는 없었다. 전날 시장의 낙폭이 과했던 만큼 반발 매수세가 유입됐다고 하기에는 상승폭이 컸다.

같은 측면에서 본다면 이미 전날 이유없이 올라선 만큼, 지난 새벽 미국증시의 꽤 큰(?) 호재는 이날 국내증시에서는 상당부분 희석돼 반영될 수 있다는 얘기다.

자세히 보면, FOMC 회의 결과는 뉴욕증시를 이토록 강하게 끌어올릴만한 호재는 아니었다.
현재 경기침체의 완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은 이미 각종 선행지표 발표로 인해 투자자들이 예견하고 있던 부분이다. 정책 기조의 변화도 없었다.
전날 뉴욕의 강한 반등이 호재에 목마른 일부 낙관론자들이 과도하게 반응한 것이라면 버블이 쉽게 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이 된다.



국내증시의 쉼없는 행진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주식시장의 PER(MSCI Korea 기준 12개월 예상치 기준)이 13배로 역사적 최고치에 도달했다. PER 13배는 2007년 중국 모멘텀이 극에 달하면서 주식시장이 2000포인트를 넘나들 때 기록한 배수이다. 경기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밸류에이션 부담이 같은 수준에 도달해있다는 것은 그만큼 거품이 끼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경기침체가 완화되고 있다면, 기업들의 이익이 상향조정되고, 이에 따라 밸류에이션 부담 역시 한단계 낮아질 수 있지 않냐는 반문도 나올 수 있지만, 경기회복이 아닌 경기침체 완화 시그널인 만큼 기업들의 실적으로 연결되기까지는 상당기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코스피지수의 차트상 흐름도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5일 이동평균선이 10일 이동평균선을 뚫고 내려갔다. 5일 이평선이 10일 이평선을 웃돌기 시작했던 시기가 3월9일이었고, 3월 초부터 우리 시장이 강한 반등을 보였던 점을 감안한다면 5일 이평선이 다시 내려갔다는 점 자체가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

사상누각(沙上樓閣). 모래위에 세워진 누각은 쉽게 무너질 수 있다는 뜻이다.
막연한 기대감으로 올라선 코스피지수 역시 '사상누각'의 모습인만큼 지나친 낙관론은 피해야 할 시점이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韓, AI 안전연구소 연내 출범…정부·민간·학계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해병대원 특검법' 재의요구안 의결…尹, 거부권 가닥 김호중 "거짓이 더 큰 거짓 낳아…수일 내 자진 출석" 심경고백

    #국내이슈

  • "출근길에 수시로 주물럭…모르고 만졌다가 기침서 피 나와" 中 장난감 유해 물질 논란 "눈물 참기 어려웠어요"…세계 첫 3D프린팅 드레스 입은 신부 이란당국 “대통령 사망 확인”…중동 긴장 고조될 듯(종합)

    #해외이슈

  • [포토] '단오, 단 하나가 되다' [포토] 중견기업 일자리박람회 [포토] 검찰 출두하는 날 추가 고발

    #포토PICK

  • "앱으로 원격제어"…2025년 트레일블레이저 출시 기아 EV6, 獨 비교평가서 폭스바겐 ID.5 제쳤다 車수출, 절반이 미국행인데…韓 적자탈출 타깃될까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서울 시내에 속속 설치되는 'DTM' [뉴스속 용어]"가짜뉴스 막아라"…'AI 워터마크' [뉴스속 용어]이란 대통령 사망에 '이란 핵합의' 재추진 안갯속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