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불황으로 벼랑 끝에 내몰린 기업이 속출하는 가운데 비용절감에 나서는 기업들의 '다람쥐 쳇바퀴'식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구조조정으로 실업자가 증가하면 소비지출은 더욱 줄고 이는 유통업계의 실적악화로 이어져 결국 다시 제조업계를 강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5일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2008 회계연도 3·4분기(10~12월)에 제조업의 경상이익은 무려 94.3%나 감소했다. 지난해 가을 이후 불어닥친 금융위기 여파가 뚜렷하게 드러난 것이다.

일본정책투자은행의 스즈키 에이스케(鈴木英介) 조사담당은 "매출이 회복되지 않으면 실적이 악화한 기업들의 구조조정 바람은 한층 거세질 것"이라며 "이는 부메랑으로 되돌아 올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냈다.

일본의 경제 성장을 이끌어온 자동차 메이커들은 2008 회계연도에 일제히 영업적자 신세로 전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2월 일본 신차판매 감소폭은 30%대로 벌어져 상황이 나아질 조짐도 보이지 않고 있다.

닛산자동차는 지난달 일본내 공장의 감산 규모를 70%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고 워크쉐어링(일자리 나누기)제도를 도입해 인건비를 20% 삭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에 2000억엔의 지원을 요청한 도요타도 북미와 영국에서 추가로 정규직의 감원을 고려하는 등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실적 개선을 위해 비용절감에 쫓기고 있다.

가전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일본의 대형 가전메이커 9개사는 2008 회계연도에 총 1조9000억엔의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가전업체는 주력 제품인 PDP TV 판매 부진과 과잉경쟁에 따른 지속적인 가격 하락으로 3월들어서도 사업계획 수정이 잇따르고 있다.

소니는 이미 일본 등지에서 57개 공장 가운데 10%를 정리하기로 했고 샤프는 2010년도 신규채용을 올해 입사예정자 수의 60%로 줄여 280명 선발하기로 했다. 샤프는 "신규채용인원이 300명 이하로 낮아진 것은 정보·기술(IT) 버블 붕괴 이후인 2002년 이후 처음"이라고 밝혔다. 그만큼 경영환경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일본정책투자은행의 스즈키는 "제조업체의 실적악화에 따른 고용불안은 개인소비나 주택투자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며 "이 여파는 유통업계의 실적악화로 고스란히 이어진다"고 거듭 강조했다.

지난해 1~11월 일본의 전국 백화점 매출은 11개월 연속 전년 수준을 밑돈 것으로 조사됐다. 실적부진에 고전하던 대형 백화점 소고는 오사카 본점까지 매각에 나섰고 홋카이도의 마루이이마이는 결국 파산 지경에 이르렀다. 이 충격은 다시 제조업계로 돌아올 것이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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