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 로봇 '에버'가 부르는 흥부가


첨단과학기술과 전통문화가 한자리에 모였다. 안드로이드 로봇 '에버'(EveR)가 왕기석 명창과 함께 국악공연을 선보임으로써 한국의 로봇기술은 물론 전통문화까지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원장 나경환)과 국립국악관현악단(예술감독 황병기)은 18일 국립극장에서 세계 최초로 안드로이드 로봇가수 에버의 국악공연 시연회를 열었다.

안드로이드 로봇이란 인간의 형체로 제작된 로봇을 말한다. 지난해 일본에서 미쓰비시가 개발한 로봇 '와카마루'가 연극에 출연한 적이 있지만 사람의 형체로 디자인된 로봇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게 주최측의 설명이다. 올해 4월에는 독일에서 열릴 첨단산업 전시회인 하노버 메세에도 한국을 대표하는 얼굴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시연회는 가야금 명인 황병기 선생의 연주로 시작돼 에버가 왕기석 명창에게 판소리를 배우는 과정을 그렸다. 에버는 사랑가ㆍ흥부가를 배우는 역할로 출연해 관객들의 주목을 받았다. 또 다른 로봇인 세로피는 에버의 친구로 출연해 에버의 장기를 소리선생에게 알려주는 역할을 담당했다.

국립국악관현악단측은 "이번 시연회는 무대 연기자로서 로봇이 출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공연"이라며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공연을 위해 각 분야의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이 참여하기도 했다. 기획연출 전문가인 김동언 교수를 비롯해 뉴욕에서 활동중인 김영순 연출가가 제작과 감독을 맡았고 세계적 명성의 한복디자이너 이영희 대표는 의상을 손수 디자인했다. 왕기석 명창은 에버에게 판소리 사랑가와 흥부가를 가르치는 선생님으로, 에버의 목소리와 동작은 국립창극단 박애리 단원이 맡았다.

국립국악관현악단 황병기 예술감독은 이어진 간담회에서 "미래지향적인 첨단기술과 예술이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 선생이 제시한 바 있다"면서 "5월에 정식공연을 앞두고 로봇에 대한 선입견이 사라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