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로 미국과 유럽 은행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중국 은행들이 그들의 빈자리를 꿰차고 나섰다.
시가총액 기준 세계 은행 순위에서 중국계 은행들이 1~3위를 휩쓸었다고 제일재경일보가 독일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너 자이퉁을 인용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위는 공상은행이 차지했으며 건설은행과 중국은행이 2~3위에 올랐다. 나머지 3~10위 순위는 HSBC, JP모건체이스, 웰스파고, 스페인의 산탄데르, 일본 미쓰비시UFJ, 골드만삭스, 중국 교통은행이 차지했다. 중국은 4개 은행이 10위권 안에 들면서 순위 내 3개를 올려 놓은 미국을 앞질렀다.
신문은 금융위기가 세계 은행 순위를 뒤바꿔놓았다며 씨티은행,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 UBS 등 그동안 세계 은행계를 주름잡던 서방은행들이 몰락한 반면 중국 은행들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금융위기 발생 후 모든 대형은행들의 시가가 하락한 상황에서 투자은행들이 최대폭의 하락세를 보인 반면 저축과 대출 업무를 확대한 은행들은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지난 주 마지막 거래일인 2월6일 종가 기준으로 공상은행, 건설은행, 중국은행의 시가총액은 각각 1839억달러, 1084억달러, 1072억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3·4분기를 기준으로 이들 세 은행의 총자산은 각각 1조3800억달러, 1조770억달러, 9700억달러였다. 특히 공상은행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648억7900억위안의 순익을 내며 세계에서 가장 돈 잘 버는 은행에 뽑히기도 했다.
금융위기로 인해 적지 않은 서방은행들이 파산했으며 수많은 대형은행들은 심각한 적자로 정부의 구제를 받는 처지에 이르렀다. 그러나 아직 완전히 개방되지 않은 채 온실 속의 화초처럼 자라고 있는 중국 은행들은 이 틈을 타 쑥쑥 크고 있다.
중앙재정대학 궈톈융(郭田勇) 교수는 "금융위기로 중국계 은행들의 순익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겠지만 장기적으로 각국 은행들을 비교해볼 때 중국은행들의 잠재력이 가장 크다"고 전망했다.
한 은행 분석가는 "세계 은행 순위는 중국 은행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반영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중국 대형 국유은행들이 세계 일류은행이 되기 위해서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중국계 은행들은 리스크 관리, 상품 개발 등에 더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공상은행, 건설은행, 중국은행이 세계 1~3위 은행으로 발돋움했지만 이들 은행은 현재 외국인 투자자들의 지분 매각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월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는 건설은행의 지분 2.5%(56억주)를 28억달러에 팔았다. 또한 중국은행의 경우 UBS가 지분 1.6%를, 홍콩 최고 갑부인 리카싱 허치슨 왐포아 및 청쿵그룹 회장이 주식 20억주를,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가 108억주를 각각 매각했다. 오는 4월과 10일에 보호예수가 해제되는 공상은행의 경우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골드만삭스, 알리안츠,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지분 매각에 나설 것이 유력시 되고 있다.
송화정 기자 yeekin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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