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는 약세흐름 지속할 것

"금융위기 이제 절반 지났다"

대표적 비관론자인 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 아시아 대표(사진)가 또 한번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현재의 금융위기가 이제 겨우 절반을 통과했다며, 아직 절반의 금융위기가 남았다는 것이다.

20일 스티븐로치는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위기의 3단계'에 대해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위기는 3단계로 진행되는데 1단계가 신용리스크, 2단계가 미국 경제 침체, 3단계가 세계 경제 붕괴로 이어진다"며 "현 금융위기에서 1단계는 50~60%, 2~3단계는 20% 정도밖에 진행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2단계의 경우 미국 소비자, 3단계는 미국 경제와 세계 경제의 연결고리로 볼 수 있는데, 미국 및 실물 경제의 조정 국면을 볼 때 현재까지 20% 정도밖에 겪고 있지 않다는 것.

경기 침체가 이뤄지면서 부실자산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금융권의 실적이 충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절반 정도의 타격이 더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지금까지의 금융위기가 신용 리스크에서 출발했다면 나머지 절반은 경기침체에서 비롯되는 셈이다.

그는 "미국시장이 전체 소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미국 소비가 위축된다면 전 세계가 위기에 처할 수 밖에 없다"며 "특히 아시아의 경우 대외 의존도가 높고 외부 충격에 약하기 때문에 IMF보다 더 심각한 수준의 위기가 올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10년전 IMF 시절을 잘 넘겼지만, 내수시장이 견실하게 육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외부 충격에 버틸만한 준비가 안됐다는 것.

특히 중국의 경우 지난 7년간 20%에서 35%로 수출이 증가하게 됐지만 이 시기는 세계 경제가 유례없는 성장을 하는 상황과 맞물리는데 즉, 중국이 세계 시장과 함께 호황을 누릴 수 있었지만 세계 경제가 침체국면에 접어든다면 결국 중국도 흔들릴 수 밖에 없다는 게 스티븐 로치의 설명이다.

결국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 뿐 아니라 아시아 전체에서 소비를 늘리고 대외 의존도를 줄이는 등 내수를 육성해야 한다"며 "특히 한국은 경기침체 부산물로 부동산 거품, 신용거품 등이 수반돼 지금의 난관에 봉착한 만큼 새로운 정부 정책에서는 제 2의 거품 현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달러화 흐름은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 폭 및 예산 적자를 보면 조 단위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 내 저축으로 충당하기 어려운 금액"이라며 "이같은 상황으로 인해 미국 달러는 약세를 이어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완만한 약세 흐름을 예상했지만 정치권에서 무역마찰, 보호주의 등으로 회귀한다면 달러화의 위기가 도래할 수도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냈다.

하지만 그는 올해 말 혹은 내년 초에는 경기가 다소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일반적으로 경기 개선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재고 주기를 보는게 중요한데, 연말 성수기의 미온적 판매로 인해 재고쪽에서 조정에 돌입했고, 6~9개월간의 조정이 끝나면 생산이 증가하는데 이것이 일시적으로 실물경기의 개선을 가져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2분기 연속 가파르게 소비가 둔화됐고, 올해 1분기에도 또한번의 가파른 하락세가 예상되지만 소비의 경우 급락에도 한계가 있는 만큼 가파른 하락 흐름이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그의 분석이 올해 말 혹은 내년 초 경기개선 전망을 뒷받침했다.

다만 지금까지 겪은 피해를 복구할 수는 없는 만큼 '회복'이 아닌 '개선'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아울러 그는 "그동안 해 왔던 것을 그대로 답습한다면 위기를 피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된다"며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위기 속에서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지혜와 용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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