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신뢰회복·기업 구조조정.. 갈길 바쁘다
추진력·조직장악 뛰어난 위기돌파型 팀워크 기대
신성장동력 발굴·일자리 창출 등 산적과제 많아


외환위기 당시 현장에서 위기극복을 진두지휘했던 트로이카가 10년만에 다시 뭉쳤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 진동수 금융위원장 내정자, 윤진식 경제수석 비서관으로 진용을 꾸린 2기 경제팀은 철저하게 경제난 극복에 포커스를 맞춘 '위기관리 드림팀'으로 평가된다.

2기 경제팀은 ▲시장의 신뢰회복 ▲정부내 불협화음을 일소 ▲금융ㆍ기업 구조조정 ▲고용불안 해소 ▲신성장동력 마련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그러나 이번 경제위기는 외부에서 파생된 '외생변수'라는 점에서는 대응책 마련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또한 내각 입성을 내심 기대하고 있던 여당과 이번 개각을 MB정부 공격의 기회로 삼으려는 야당의 발목잡기가 계속될 가능성도 있다.

◆경제정책 신뢰회복부터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신뢰회복이 최우선과제라는데는 이견이 없다. 이명박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에도 불구, 강만수 장관이 중도하차한 주 원인 또한 '신뢰상실'이다. 시장 참여자들이 정부가 발표한 정책을 불신하게 되면 정책효과 또한 반감될 수 밖에 없다.

현진권 아주대 경제학부 교수는 새 경제팀의 최우선 정책 과제로 '위기관리'를 내세우며 "무엇보다 정부가 시장으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정책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신뢰 상실의 가장 큰 원인이었던 부처간 불협화음을 차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1기 경제팀은 장관 발언을 실무선에서 공식부인하는가 하면 부처간 협의조차 이뤄지지 않은 사안이 확정된 것처럼 발표되는 등 잇단 혼선으로 빈축을 샀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과 교수는 "일단 위기관리와 극복이라는 가장 큰 책무가 있다"며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그동안 지적된 경제팀 내부의 불협화음도 잘 극 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증현 재정부 장관 내정자는 "정부는 시장과 국민에게 뚜렷하고 일관된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며 "부처 간의 의견이 다를 수는 있지만 컨센서스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해 불협화음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진동수 금융위원장 내정자 또한 "예전에 같이 일했던 경험이 있는데다 개인적으로 시장흐름과 팀플레이를 가장 중요시한다"며 "최대한 팀플레이를 통해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부양ㆍ구조조정 속전속결
재무부 시절부터 한솥밥을 먹으며 '눈빛만 봐도' 알수 있는 탄탄한 조직력은 1기 경제팀보다 강력한 추진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외환위기 직후 '관치'를 앞세워 위기극복이 이끌었던 이들 3인방은 보다 적극적인 기업 구조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들 3인방은 당시 공적자금 지원과 인ㆍ허가 취소를 앞세운 과감한 금융기관 퇴출 및 기업구조조정을 통해 한국경제의 체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던 경험을 갖고 있다.

A증권사 상무는"지금의 경제위기 상황은 금융만의 문제가 아니라 실물까지 다 엮여 있는 만큼 경제부처간 팀워크가 중요하고, 구조조정에도 보다 속도를 내야한다"고 말했다.

경기부양 또한 시급한 과제다. 1기팀이 상반기중 전체 예산의 60%를 쏟아붓는 재정지출확대와 20조원대의 대규모 감세를 동시에 추진해 경기부양에 나섰지만 당초 예상보다 글로벌 경제난이 악화일로를 겪고 있어 추가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미 정치권에서는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으며 정부내에서도 필요성을 공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제는 이에 못지 않게 재정악화에 대한 우려 또한 커지고 있는 점이다.

그러나 윤증현 재정장관 내정자는 "전시에는 전시논리로 정책을 펴야한다"는 소신을 수차 밝히며 과감한 정책집행의 필요성을 강조해온 만큼 추가 경기부양책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현진권 교수는 "경기부양을 위해선 (정부가) 케인지안(Keynesian)적인 정책을 쓸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도 "일본 경제의 '잃어버린 10년'을 거울삼아 정부 지출을 아무런 계획 없이 확대해나가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사 청문회 통과 어떻게
민주당 일부 인사들과 민노당 등에서는 윤증현 재정장관 내정자가 환란당시 금융정책실장을 맡고 있었던 만큼 환란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환란 책임론'을 꺼내들었다.

그러나 이같은 책임론은 이미 2004년 금감위원장 선임당시 한차례 검증이 끝난 문제인데다 민주당내에서도조차 환란 극복의 경험을 보다 중시해야한다는 반론이 나오는 등 큰 문제가 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강봉균 민주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민주당은 국정원, 경찰청, 통일부 인사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며 "경제팀에 대해서는 옛 재무부 금융출신 편중인사라는 지적이 있지만 금융위기 상황이라 이런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창현 교수는 "윤증현 전 위원장의 경우 과거 외환위기 책임론 등도 거론되지만, 당시 위기를 정부가 일으키거나 자초했다는 시각은 좀 지나치다"며 "과거 경험을 살려 위기극복에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한나라당내에서 이번 개각에 여당인사가 모두 배제된 점을 들어 공공연히 불만을 나타내고 있는데다 민주당 등 야당에서도 개각내용에 불만을 나타내는 목소리가 있다는 점은 향후 국회와의 관계설정에서 새로운 문제점으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민 기자 jmkim@asiae.co.kr
김재은 기자 alad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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