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 동 신년인사회 대신 힘들고 어려운 이웃 찾는 발걸음 아름답다

전국의 시군구 단체장들에게 새 해 들어 빠짐 없는 일은 지역을 돌며 진행되는 신년인사회다.

구청장들과 시장들은 동을 순회하며 신년인사회를 정례적으로 연다.

동마다 대개 지역 유지나 지역 단위 직능단체 회원들을 중심으로 많게는 백여 명 이상이 모여 새해 인사를 나누고 구청장으로부터 지난해 사업성과와 새해 사업계획도 듣게 된다.

하지만 성북구(구청장 서찬교)는 이 같은 기존의 신년인사회 형식을 과감히 탈피하고 경제난 속에서 소외되고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의 삶의 현장으로 찾아나서 화제가 되고 있다.

바로 극심한 경기 불황 속에 다소 형식적일 수도 있는 동 순회 신년인사회를 예년과 같이 그대로 해야 하는지, 또 좀 더 의미 있는 일은 없겠는지 문제의식을 가졌고 결국 기존 관행에서 과감히 벗어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성북구는 신년인사회 대신 ‘주민 삶의 현장 방문’이라는 이름으로 구청장과 동장 등이 어려운 주민과 자영업자, 복지시설 수용자 등에게 다가가 그들을 위로하고 또 대화를 나누며 격려하고 있다.

특히 서찬교 성북구청장은 ‘어떻게 구청장을 이런 곳으로 안내를 하느냐라고 생각되는 바로 그곳으로 가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피력했다는 후문이다.

또 여러 사람 몰려가 생색내기나 하는 것이 아닌 지역 내 어려운 삶의 현장을 찾는 실질적인 방문이 되도록 하라는 지시도 내렸다.

이에 구청장은 동 주민센터에서 동 단위 직능 단체장 10여 명과 만나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차 한 잔을 한 뒤 곧바로 어려운 이웃을 찾아 나선다.

12일 시작된 주민 삶의 현장 방문은 20일까지 하루에 3개 동씩 강행군으로 이어진다.

지난주 서 구청장은 저소득주민을 위한 반찬 만들기 식재료를 무료로 공급해 주고 있는 한 육가공 유통업체를 찾아 감사의 뜻을 전하고 고충도 들었다.

또 국민기초수급자 가운데에서도 형편이 어려운 가정들과 주로 저소득층 노인들이 모이는 경로당도 찾았다.

아울러 부동산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공인중개사 사무실과 택시회사, 재래시장도 방문했다.

16일에는 한 공사현장과 의류 가내수공업체, 골목시장, 경로당 등을 찾았으며 20일 오후 월곡2동을 끝으로 일정을 맺는다.

이처럼 단체장이 소수의 소외된 이웃을 찾아 나서기로 하면서 많지는 않지만 각 동별 신년인사회에 드는 예산도 전액 절감 됐다. 돈 쓸 일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한 구청 관계자는 "어려운 주민들이 손을 맞잡고 눈시울을 붉히는 구청장을 통해 위로를 받고, '얼마나 힘들고 고생하시냐'는 말 한마디에 새 희망을 향한 동기를 부여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찾아가서 만나고 대화하는 것이 위로와 격려가 되며, 말을 경청하는 것이 용기를 주게 된다는 것을 다시금 느꼈다"고 덧붙였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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