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줄기세포로 만든 뇌 오가노이드를 이식한 쥐의 뇌. 사진 출처=미국 스탠퍼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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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인간의 뇌세포가 쥐의 뇌에 이식 돼도 작동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쥐를 이용한 인간 뇌 장애 치료의 길이 열렸다는 평가다.


14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따르면,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팀은 지난 12일 인간의 줄기세포를 이용해 만든 뇌세포를 시궁쥐(rats)의 뇌에 이식해 작동하게 만드는 실험에 성공해 이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했다. 연구팀은 인간 뇌 오가노이드를 쥐의 뇌 체성감각 피질(somatosensory cortex), 즉 수염이나 다른 감각 조직으로부터 신호를 전달받아 그것을 해석하는 다른 부위로 전달하는 조직에 이식했다.

인간의 뇌세포는 쥐의 뇌세포보다 훨씬 더 늦게 자란다. 이 때문에 연구팀은 두 세포 간 융합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6개월이나 기다려야 했다. 그리고 마침내 두 세포가 완벽히 하나로 합쳐져 서로 신호를 주고받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세르쥬 파스카 스탠퍼드대 뇌신경학 교수는 이에 대해 "마치 회로에 트랜지스터를 하나 더 삽입한 것과 같았다"면서 "이식한 쥐에게서 발작이나 기억력 상실 등의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고 행동에서도 큰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인간 뇌 오가노이드의 신경 세포의 광섬유들이 쥐 뇌의 세포와 연결돼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특별한 실험을 고안했다. 쥐들에게 불빛이 비춰져 있는 동안에만 물꼭지의 물을 핥을 수 있도록 훈련시킨 것이다. 연구팀은 인간 뇌세포가 이식된 쥐에게도 똑같은 훈련을 하도록 했고, 불빛이 들어와 있을 때만 물을 핥는 모습을 확인했다. 이는 해당 쥐의 감각 세포에 포착된 신호가 이식된 인간 뇌세포를 통해 정상적으로 전달돼 의사 결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또 자폐증의 일종인 '티모시 증후군'을 가진 3명의 환자로부터 채취한 줄기세포로 만든 인간 뇌 오가노이드를 쥐에게 이식하는 실험도 해봤다. 이들의 뇌 오가노이드는 실험실 배양 때만 해도 정상적으로 성장했지만, 쥐의 뇌에 이식한 후에는 다른 정상적인 것들과 달리 크게 자라나지 않았으며 신경 세포 간 연결도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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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처는 "인간 줄기세포로 만들어낸 뇌 신경 세포들이 살아 있는 설치류의 신경 세포들과 정보를 주고받았다는 것은 앞으로 인간 뇌 장애에 대한 치료법을 (쥐를 이용해) 시험할 수 있는 길로 이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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