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산책]풍속화가로만 알던 김홍도, 전 장르의 천재를 만난다
국립중앙박물관 '단원 김홍도, 시대를 그리다' 개막
'씨름'부터 '총석정도'·'노매도'까지 50건 96점 공개
김홍도는 오래도록 '씨름'과 '무동'의 화가로 기억됐다. 그러나 풍속화는 단원 김홍도(1745~1806 이후)가 남긴 성취의 일부였다. 그는 백성의 일상을 포착한 풍속화뿐 아니라 산수화, 인물화, 기록화, 화조화에 이르기까지 조선 후기 회화의 거의 모든 장르를 넘나든 화가였다.
국립중앙박물관은 4일부터 상설전시관 2층 서화실에서 주제전시 '단원 김홍도, 시대를 그리다'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보물 '김홍도 필 풍속도 화첩' 중 '무동'. 연합뉴스
국립중앙박물관은 4일 서울 용산구 상설전시관 2층 서화실에서 주제전시 '단원 김홍도, 시대를 그리다'를 개막했다. 서화실 전체 작품을 교체하는 정기 개편과 함께 마련된 전시로, 김홍도의 대표작과 조선시대 서화 유물 등 50건 96점을 선보인다. 이 가운데 보물은 8건이다.
전시의 중심은 회화2실에 마련된 김홍도 주제전시다. 보물 '단원풍속도첩' 25점 가운데 '씨름'과 '무동' 등 11점이 나왔다. 배경을 덜어내고 인물의 몸짓과 표정만으로 장면의 긴장과 리듬을 만드는 김홍도 풍속화의 힘을 확인할 수 있다. 씨름판을 둘러싼 구경꾼, 춤판 한가운데 선 아이, 일상의 한순간을 잡아낸 시선은 교과서 속 익숙한 그림을 다시 보게 만든다.
전시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김홍도가 51세에 그린 '총석정도', 60세 무렵 제작한 '기로세련계도'와 '노매도'도 함께 공개됐다. '기로세련계도'는 1804년 개성 만월대에서 열린 원로들의 모임을 그린 작품이다. 산수와 인물, 기록화의 요소가 한 화면에 들어간 김홍도 만년의 대작으로 꼽힌다. '총석정도'와 '노매도'에서는 말년에 이른 화가의 농익은 필치와 서정성이 드러난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4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서화실에서 열린 '단원 김홍도, 시대를 그리다' 전시에서 '단원풍속도첩'의 화첩들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이날 전시 설명회에서 김홍도를 "모든 장르에서 뛰어난 실력을 보여준 천재 화가"라고 평가했다. 그는 김홍도가 풍속화가로 널리 알려졌지만, 인물과 산수, 기록화에서도 조선시대 누구도 쉽게 따르기 어려운 기량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회화1실은 김홍도와 스승 강세황의 관계를 조명한다. 강세황의 '자화상'과 함께 강세황의 감상평이 적힌 김홍도의 '서원아집도', '행려풍속도' 등을 전시한다. 스승과 제자로 만난 두 사람의 관계가 예술적 교감을 나누는 벗으로 확장됐음을 보여주는 공간이다.
회화3실에는 조선시대 궁중 채색장식화와 민화가 나왔다. 경복궁 교태전 내부를 장식했던 19세기 말 부벽화 원본, 김홍도 화풍의 '평양감사향연도' 3점,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기증품인 '문방도' 등이 전시된다. '평양감사향연도'에는 2500명이 넘는 인물이 등장해 대규모 잔치와 백성들의 일상을 세밀하게 담아냈다.
서예실에서는 조선 전기부터 근대까지 명필의 글씨를 소개한다. 특히 노량해전을 4개월 앞두고 이순신이 쓴 친필 간찰이 처음 공개됐다. 1598년 7월 8일 물품 지원을 담당하던 한효순에게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편지다. 앞서 '우리들의 이순신' 특별전 당시에는 소장처가 확인되지 않아 출품하지 못했던 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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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는 8월 2일까지 이어진다. 유 관장은 6월 2일 박물관 내 극장 용에서 '단원 김홍도의 삶과 예술'을 주제로 강연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서화 유물 보존을 위해 약 3개월마다 전시품을 교체하며 대표 서화가를 조명하는 주제전시를 이어갈 계획이다. 김홍도전 이후에는 '추사 김정희와 그의 시대', '조선 모더니즘: 조선 말기의 회화' 전시가 차례로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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