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는 괜찮습니다" 4명 중 1명은 외국인…슬그머니 비자 보류 해제한 美
만성적 의사 부족 속 일차진료 공백 우려
미국 의사 4명 중 1명은 외국 출신
의료계 "검증된 의사 입국 막아선 안 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입국 제한 대상 국가 출신 의사들에 대한 비자 발급 절차를 재개하기로 했다. 이민 제한을 강화하는 기조 속에서도 만성적인 의사 부족 문제를 고려해 외국인 의료진에 대해서는 사실상 예외를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4일 연합뉴스는 뉴욕타임스(NYT) 등을 인용해 의사 부족에 시달리는 미국이 외국인 의사에 대해서만 비자 보류 조치를 제외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미 의과대학 협회에 따르면 미국은 현재 약 6만5000명의 의사가 부족한 상태다. 고령화로 의료 수요가 늘고 기존 의사들의 은퇴가 이어지면서 향후 10년 내 인력난은 더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픽사베이
미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국(USCIS)이 이날 공식 발표 없이 웹사이트를 업데이트하고, 39개 여행금지 및 입국 제한 국가 출신 의사들에 대한 비자 처리 보류 조치가 더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국토안보부도 NYT의 관련 질의에 "의료진과 관련된 신청서는 계속 처리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해당 국가 출신이더라도 의사들의 비자 연장, 취업 허가, 영주권 관련 절차가 재개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앞서 국토안보부는 지난 1월 아프리카와 중동 등 39개 입국 제한 국가 출신 신청자에 대해 비자 연장과 취업 허가, 영주권 발급 절차를 전면 중단했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 근무 중인 일부 외국인 의사들은 병원에서 행정 휴직 처분을 받거나, 당국에 구금되는 사례까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미국 의료계는 해당 조치가 이미 심각한 의료 인력난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며 반발해 왔다. 특히 농촌 지역과 일차 진료 분야는 외국인 의사 의존도가 높아 비자 제한 조치가 의료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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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의과대학 협회에 따르면 미국은 현재 약 6만5000명의 의사가 부족한 상태다. 고령화로 의료 수요가 늘고 기존 의사들의 은퇴가 이어지면서 향후 10년 내 인력난은 더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미국에서 활동하는 의사 가운데 약 25%는 외국인 의사로 알려져 있다. 이들 중 60% 이상은 미국인 의사들이 상대적으로 기피하는 가정의학과, 내과, 소아청소년과 등 일차 진료 분야에 종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가정의학회와 소아과학회 등 20개 이상의 의사 단체는 지난달 8일 국토안보부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자격을 갖추고 검증된 의사"의 미국 입국과 체류를 막는 제도에 우려를 표명했다. 이들은 외국인 의사들의 입국 및 체류 절차를 신속히 처리해 달라고 요구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2기 출범 이후 입국 제한 국가를 확대하는 등 강경한 이민 정책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의료 분야에 한해서는 현실적인 인력 부족 문제를 고려해 기존 비자 보류 방침에서 한발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AP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트럼프 행정부는 2기 출범 이후 입국 제한 국가를 확대하는 등 강경한 이민 정책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의료 분야에 한해서는 현실적인 인력 부족 문제를 고려해 기존 비자 보류 방침에서 한발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책 전환의 배경에는 외국인 의사들이 미국 의료 체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 않다는 현실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의료 접근성이 낮은 지역과 일차 진료 현장의 인력난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외국인 의사 비자 제한은 환자 진료 공백으로 직결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따라 이번 조치는 이민 제한 정책의 큰 틀은 유지하되, 의료 인력에 대해서는 별도 예외를 적용한 사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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