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혁신 생태계를 가다]③"실패를 축하한다" 슈퍼셀, 소규모 팀으로 유연하게
모바일 게임사 매출 약 4조원
완성한 자율성 부여가 핵심가치
실패 축하=새로운 배움의 축하
현재의 성공 다음으로 연결 고민
핀란드의 혁신은 한 세대를 관통하는 긴 호흡에 기반한다. 1990년대 노키아의 부상, 2010년대 이후 스타트업 붐, 그리고 지금 떠오르는 양자·우주 기술까지. 정부와 기업, 학계가 30여년에 걸쳐 다져온 생태계의 핵심 질문은 결국 하나로 모인다. 지금의 성공을 어떻게 다음 세대로 이어갈 것인가.
2010년 핀란드 헬싱키에 모인 개발자 6명은 '꾸준히 사랑받으며 평생 기억에 남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꿈을 공유했다. 15년 뒤 이들이 설립한 모바일 게임회사 '슈퍼셀'은 매출 약 26억5000만유로(약 4조원)에 이르는 강소기업으로 성장했다. 슈퍼셀 직원은 총 900여명으로 이들의 국적은 45개국 이상으로 매우 다양하다. 서울을 포함해 전 세계 5개 지역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슈퍼셀은 이제 생존을 넘어 기업의 수명과 지속가능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핀란드 헬싱키 슈퍼셀 본사에서 지난 21일(현지시간) 만난 비비 알리-로이티(Viivi Ali-Loytty) 슈퍼셀 브랜드·커뮤니케이션 총괄은 "우리에게 가장 좋은 경험이란 함께 성장하고 나이 들 수 있으며 새로운 세대와도 나눌 수 있는 것"이라면서 "모바일 게임은 대개 왔다가 사라지는 것, 다운받았다가 지우고 새로운 게임을 찾는 것으로 여기지만 슈퍼셀은 다르다"고 말했다.
슈퍼셀의 미션 선언문은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이 오랜 기간 플레이하고 영원히 기억되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다. 일회성 흥행에 머물지 않고, 특정 세대만 향유하는 게임만을 개발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프리다 요한손(Frida Johansson) 슈퍼셀 최고인사책임자(CPO·Chief People Officer)가 21일(현지 시간) 핀란드 헬싱키 슈퍼셀 본사에서 특유의 팀 조직으로 구성된 인사 정책을 소개하고 있다. 이현주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슈퍼셀은 독특한 팀 조직 문화로 유명하다. 이들의 빠른 성장 비결이기도 하다. 소규모 팀 구성으로 유연하고 자유롭게 게임을 개발하는 문화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작은 팀들을 무수히 길러냈고, 슈퍼셀을 탄탄하고 실속 있는 조직으로 만들어냈다.
프리다 요한손(Frida Johansson) 슈퍼셀 최고인사책임자(CPO·Chief People Officer)는 "팀에 권한을 주고 물러나서 팀이 가장 잘하는 일을 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 우리의 철학"이라면서 "전통적인 회사 구조 모델과 정반대되는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팀에 권한을 부여하고, 어떻게 만들지에 대해서는 팀 외의 사람들은 관여하지 않는다"면서 "독립성과 책임, 완전한 자율성 부여는 저희가 믿는 핵심 가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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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셀 구성원들은 때로는 성공하고 또 때로는 실패하지만, 실패하더라도 시도했던 과정과 그 속에서 배운 경험을 다른 팀들과 공유되는 점이 큰 가치가 있다고 봤다. 요한손 CPO는 "야망과 위험 감수에 있어서는 높은 목표를 세우기도 한다"면서 "이는 위험을 감수하고 새로운 것을 독려하기 위함이고 실패를 축하한다는 것은 곧 배움을 축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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