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자들, 싱가포르 떠나 '이곳'으로… "영주권 따기 쉽다"
이민 규제 강화에 두바이에 관심 쏠려
투자 이민을 하려는 중국 부유층이 싱가포르 대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와 아부다비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화교 인구가 많은 싱가포르가 오랜 기간 중국 부호들에게 선호돼 온 투자 이민지였지만, 최근 이민 관련 규제가 강화되면서 이들의 관심이 UAE로 이동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싱가포르 등에서 부호들을 상대하는 프라이빗 뱅커와 자산관리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최근 1년 사이 두바이와 아부다비에 '패밀리오피스'를 설립해 자산을 옮기고 거주 자격을 얻으려는 중국인들의 문의가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패밀리오피스'는 초고액 자산가의 재산을 관리하기 위해 설립되는 개인 투자회사로, 이를 특정 국가에 설립할 경우 해당 국가의 영주권이나 시민권 취득이 한층 수월해질 수 있다.
특히 UAE는 투자자나 전문직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최대 10년간 거주 가능한 '황금비자' 제도를 운영 중이다. 가장 최근 공개된 수치에 따르면 UAE의 황금비자 발급 건수는 2021년 4만7000건에서 2022년 8만건으로 급증했다.
싱가포르의 자산관리 서비스 제공 업체 라이트하우스 캔톤의 프라샨트 탄돈 UAE 사업부 상무이사는 최근 중국인 고객이 늘면서 중국어를 구사하는 금융 전문인력을 구하기가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인 부호 가운데 '자산이 5000만∼2억달러(약 727억∼2907억원) 수준인 '중간층'이 가장 많이 UAE로 이동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사업가적 성향이 강해 중국 본토나 홍콩에서 사업하는 데에 압박을 느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싱가포르에 있던 자산을 UAE로 옮기는 중국 부자들도 적지 않다. 이민 컨설턴트들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영주권·시민권 승인 비율이 8%를 조금 넘을 정도로 거주 자격을 얻기가 쉽지 않은데, 최근 중국 푸젠성 범죄조직과 연관된 자금 세탁 사건으로 이민자에 대한 심사가 강화됐다. 이에 시민권을 따기 쉽고 세금 규정도 온건한 UAE로 중국 부호들이 자산을 옮기려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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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정책도 중국 부자들의 UAE행을 부추기고 있다. 싱가포르는 올여름부터 무허가 가상화폐 거래소를 단속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싱가포르의 자산관리업체 라이즈프라이빗의 케빈 텅 대표는 "가상·디지털 자산 분야에서 중국 고객들은 현지 규제 당국이 얼마나 우호적인지 살펴보고 있으며 갈수록 중동으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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