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사 합산 영업이익 96% 감소
쌍용씨앤이·성신양회는 적자전환
"뾰족한 해법 없어…버티는 수밖에"
시멘트 업계가 장기화하는 건설경기 부진의 영향을 극복하지 못하고 1분기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설비 효율을 높이는 등 원가 절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뾰족한 돌파구를 찾진 못하는 모양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시멘트 5개 사(쌍용씨앤이·한일시멘트·성신양회·아세아시멘트·삼표시멘트)의 올해 1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총 49억원으로 전년 동기(1322억원) 대비 96% 넘게 빠진 것으로 집계됐다. 쌍용씨앤이와 성신양회가 적자전환했고, 삼표시멘트(-88.0%), 아세아시멘트(-72.3%), 한일시멘트(-69.9%) 등도 70.0% 이상 줄었다.
전체적인 시멘트 출하량이 감소하면서 매출 하락도 피하지 못했다. 이들 5개 사의 올해 1분기 합산 매출은 1조2085억원으로 지난해(1조5217억원)보다 20.6%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요 절벽이 시작되면서 업계 상황이 안 좋은 것은 알았지만, 솔직히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는 반응도 나온다"며 "건설경기 부진이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지만 올해 비·바람이 거센 날이 많았고 예년보다 날씨가 궂었던 점도 부진한 실적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시멘트 업계는 건설경기 부진·인건비 증가·환경 규제 등의 악재가 겹치며 사상 초유의 침체기를 겪고 있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업계 실적의 중요한 지표인 시멘트 출하량은 올해 4000만t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시멘트 출하량은 1991년 처음으로 4000만t대에 진입한 이후 35년간 한 번도 그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는데, 만일 협회의 전망치가 현실화한다면 올해 업계는 외환위기(IMF) 때도 겪어보지 못한 전례 없는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당분간 큰 흐름을 바꾸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전방산업인 건설경기가 회복하려면 민간소비·투자 등의 구조적 현안이 해결돼야 하는데, 현재로선 반전을 기대할 요인이 적어서다. 이에 업체들은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불필요한 재고를 줄이는 방식으로 원가 절감에 진력하고 있다. 시멘트 생산 설비는 한번 재가동하는 데 수억 원이 소요됨에도 국내 시멘트 업계는 올해 전체 생산라인(35기) 가운데 8기를 가동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그야말로 '고육지책'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시멘트 사들이 신사업에 뛰어드는 배경엔 '이대로 가다간 다 같이 죽는다'는 공통된 위기의식이 자리하고 있다"며 "현재로선 어떤 해법도 찾기 어려우며, 그저 긴 터널을 묵묵히 버티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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