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싫어"… 유럽으로 자녀 유학
관세전쟁으로 촉발된 경기침체 우려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미국 내 반대 여론이 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을 피하기 위해 일부 뉴욕 부자들이 자녀들의 유럽 유학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5월 초 미국 뉴욕 맨해튼 부촌으로 통하는 어퍼 이스트 사이드에서 유럽 최고의 사립학교 11곳의 설명회가 열렸다.
설명회에서 학교들은 뉴욕의 부유한 부모들에게 10대 자녀를 유럽으로 유학 보내는 것의 이점을 설명했다. 맨해튼의 사립학교에 내야 할 약 7만 달러(약 1억원)보다 조금 더 많은 금액을 학비로 내고 템스강 조정, 해리포터 속 학교인 호그와트 같은 식당에서 아침 식사, 알프스 스키 여행 등을 누릴 수 있다는 점 등이 포함됐다.
그러나 매체는 "더 구체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벗어나는 문제가 있었다"며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두려움이 팽배하기 때문에 아무도 그것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러나 사적인 대화에서 '트럼프 이슈'는 해외 유학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이 급증한 주요 원인으로 거론됐다"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혐오감이 미국인들 사이에서 '포르투갈에서 골든 비자를 받는 방법' '코스타리카에서 은퇴 자금을 얼마나 쓸지'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이날 설명회에서 베넨든 스쿨 교장 레이철 베일리는 '행정부 교체'와 '지정학적 트렌드'로 인해 올가을 미국 학생 수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가이 홉킨스 웨스트민스터 스쿨 입학 담당자는 "미국 교육에 대해 여러 가지 이유로 만족하지 않는 미국인이 많다"고 설명했다. 데이비드 웰리슬리 넥스트 스텝 에듀케이션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꺼리면서도 "정치적 불안정성이 확실한 한 가지 요인은 맞다"고 인정했다.
한편 지지율 하락으로 고전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약값 인하와 초고소득층 증세 등 '민주당표 정책'으로 기울며 민심 이반 차단에 애를 쓰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관세전쟁으로 촉발된 경기침체 우려로 경제정책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하는 것을 초기에 진압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의 공세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서지영 인턴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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