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업체들 모임 이례적
동국제강, 철강협회 회원사 복귀 후 참석
건설경기 부진에 생존 위기…공동대응 논의
올 철근 年생산 700만t 밑돌 듯
국내 주요 철근업체 대표들이 수요와 공급 동반 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비공개 회동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쟁업체들이 별도 모임을 가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방 산업인 건설경기 악화가 길어지면서 벼랑 끝에 몰린 기업들이 생존을 모색하고 나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을 비롯해 한국철강, 한영철강, 대한제강, YK스틸을 포함한 5개 전기로 철근 생산업체 경영진은 최근 한국철강협회 주관으로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비공식 모임을 가졌다. 동국제강은 최근 철강협회 회원사로 복귀했는데, 이 자리에는 최삼영 대표도 참석했다. 업체들은 이 자리에서 철근 수요 침체 장기화와 생산까지 위축된 현 상황을 짚고 대응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회원사는 건설경기와 경기 전망을 브리핑하기도 했다.
이번 모임은 최악의 상황에 내몰린 철근시장의 위기감이 반영됐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업체들은 철근 수요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감산에 돌입한 상태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철근 생산량은 779만t으로, 전년(949만t) 대비 18% 줄었다. 올해는 지난 3월까지 누적 생산량이 173만t에 그치면서 연간 생산량이 700만t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수요 부진으로 철근값은 t당 75만원 수준에서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다. 업계 평균적인 손익분기점(BEP)은 보통 t당 80만원대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영향으로 동국제강의 올해 1분기(1~3월) 영업이익은 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1.9% 급감했다.
철근 수요 감소는 전방 산업인 건설 경기 침체 영향이 크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지난달 건설기업경기실사지수(CBSI)는 74.8로, 기준선인 100을 크게 밑돌았다. CBSI가 100을 넘으면 전달보다 경기가 나아졌다고 느끼는 회사가 많다는 의미다.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업계는 이번 회동을 계기로 공동 대응 체계를 정비하고 향후 상황에 맞는 전략을 논의해 나갈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급 조절과 수출 확대, 비용 절감 등을 중심으로 대응 방안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며 "장기 침체 국면에 업계 간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말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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